인권침해·비리백화점, 사회복지법인 향림원

제291회 이달의 기자상 지역기획보도 신문·통신부문 / 경기일보 이관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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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일보 이관주 기자

철옹성. 경기도 광주 사회복지법인 향림원에서 자행된 장애인 인권침해와 이사장 일가의 각종 비리를 취재하면서 느낀 솔직한 속내다. 향림원 인권지킴이단은 이사장 며느리가 공동대표를 맡으며 유명무실했다. 향림원으로 지원되는 각종 후원금과 법인 수익금은 이사장 일가의 손아귀에 들어갔다.


그러나 누구 하나 이에 대한 문제제기를 제대로 하지 못했다. 사회복지법인의 폐쇄성 때문이다. 이는 정부의 각종 지원금을 받아 운영되면서도 마치 사유재산처럼 움직이는 사회복지법인 시스템 자체의 문제이기도 하다. 보건복지부와 해당 지방자치단체에서 관리·감독을 한다고 하지만, 실질적으로 법인에 대한 관리가 제대로 이뤄지고 있는지에 대한 의문 또한 여전하다.


서울 인강원 사태만 해도 그렇다. 전 국민의 분노를 일으킨 인강원에 대한 폐쇄는 사건이 터진 1년여가 지난 현재까지도 해결되지 않고 있다. 취재 과정에서 만난 장애인 인권활동가가 한 말이 있다. “인권침해와 횡령은 고전적인 형태의 시설 비리”라고. 오죽 자행됐으면 ‘고전적인’이라는 표현이 사용될 정도였다. 향림원도 다르지 않았다. 60년 전 설립 당시 숭고한 의미는 시간이 지나면서 퇴색됐고, 사회복지법인이 단순한 돈벌이 수단으로 전락하면서 이런 문제는 이미 예견된 것인지도 모른다.


경찰 수사를 통해 거주 장애인의 인권침해와 이사장 일가의 각종 비리가 드러났지만, 아직 향림원 사태는 끝나지 않았다. 앞으로도 취재진은 향림원 이사진의 교체와 관선이사 파견이 이뤄지는 등 문제가 해결될 때까지 관심의 끈을 놓지 않을 것이다. 현행 사회복지법인 운영 시스템도 개선되길 바란다. 지금 이 순간에도 제2, 제3의 향림원이 어디에서 나타나고 있을지 모른다. 


이달의 기자상이라는 영광을 누릴 수 있게 된 과정에서 감사한 분들이 너무도 많다. 어리석은 후배를 이끌어 주신 이명관 차장님과 한상훈 차장님, 현장을 누벼주신 전형민 부장님께 감사드리며, 인내심을 가지고 끝까지 믿어주신 최종식 편집국장님과 정일형 부국장님께도 깊은 감사의 말을 전한다. 마지막으로 여전히 향림원 내에서 인간다운 삶을 위해 외롭게 투쟁하고 있는 Y형과 K누나에게 조금이라도 이 상이 위로가 됐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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