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기획 창-중국, 동해를 삼키다

제291회 이달의 기자상 지역기획보도 방송부문 / KBS강릉 정면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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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강릉 정면구 기자

동해안은 오징어가 대표 수산물이다. 그런데 어획량이 줄고 있다. 10년 전만 해도 연간 국내 생산량이 25만 톤이 넘었는데 최근 15만 톤으로 감소했다.


어민 소득도 작아졌고 지역경제는 위축됐다. 어민들은 동해 북한수역으로 이동하는 중국어선의 싹쓸이조업을 의심하고 있었다. 중국어선은 왜 멀리 이곳 동해까지 오나. 취재는 그렇게 시작됐다. 


본격적인 취재가 시작되자마자 난관에 부딪혔다. 서해나 남해와 달리 동해에서는 중국어선을 취재하기 어려웠다. 중국어선이 북한 동해수역에서 조업하기 때문이다. 서해처럼 불법조업으로 해경에 나포되는 중국어선도 없었다. 그렇다고 취재진이 중국어선 취재를 명목으로 북한 바다에 들어갈 수도 없었다. 


결국 무턱대고 바다로 나갔다. 그러길 수차례. 취재팀은 포항 앞바다에서 귀환하는 중국어선을 만났다. 이때 북한이 발급한 ‘물고기잡이 허가증’을 촬영하는 등 일부 성과를 거뒀다. 또 울릉도에 피항온 중국어선과 중국 산둥반도의 어업 전진기지를 취재하며, 이들이 동해에 왜 오는지와 부작용 등을 취재했다. 


바다 관련 취재여서 일이 많았다. 한·일 중간수역인 대화퇴 출장 때는 100시간 가까이 배를 탔다. 야간 촬영중 밤바다에 빠질 뻔한 순간도 있었다. 멀미약 과다 복용으로 매순간 두통에 시달리기도 했다. 


그럼에도 중국어선 실태와 이면을 잘 전했는지 아쉬움이 남는 게 사실이다. 그래서 방송 이후 받는 격려와 이런 좋은 상이 기쁘면서도 한편으로 쑥스럽다.


지역 언론은 취재 여건이 알려진 것보다 더 열악하다. 한사람이 빠지면 여러 사람이 일을 나누며 고생할 수밖에 없다. 연일 비워진 자리를 묵묵히 채워준 보도부장과 선후배들에게 감사하다. 


특히 프로그램을 지휘하며 현장 취재까지 한 권혁일 부장과 연일 계속된 강행군에도 생생한 현장을 담아낸 김중용 선배, 툭하면 집을 비웠던 특집팀 가족에게 감사 인사를 전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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