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TN 복직 꺾인 조승호·현덕수 기자 뉴스타파 합류

2월1일부터 출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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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TN 해직기자인 조승호, 현덕수 기자가 비영리독립언론 ‘뉴스타파’에 합류한다. 지난달 27일 해고가 정당하다는 대법원 판결 이후 YTN 복직이 좌절되며 고심 끝에 내린 결정이다. 노종면 기자는 현재 미디어협동조합 국민TV ‘뉴스K’ 앵커 겸 방송제작국장으로 활동하고 있다.

 

조승호, 현덕수 기자의 뉴스타파 행은 해직 6년 만에 내려진 대법원 판결이 결정적이었다. 6년 동안 YTN 복직만을 기다려왔지만 사법부는 최소한의 기대를 무너뜨렸다. 선택지는 없었다. 대법원은 지난달 27일 2008년 낙하산 사장 선임에 반대하다 해고된 YTN 기자 6명이 낸 해고무효소송에서 노종면, 현덕수, 조승호 기자의 해고가 정당하다고 판결했다. 2011년 항소심 이후 3년7개월만이었다. 우장균, 권석재, 정유신 기자는 부당해고 판결로 지난 1일 YTN에 복직했다.

 

6년이라는 기간 동안 조승호, 현덕수 기자는 복직만을 염원하며 다른 곳에 적을 두지 않았다. 조 기자는 아이들을 돌보고 효소를 만드는 등 주로 집안일을 하며 시간을 보냈고 지난 3월 방송기자연합회 정책위원장을 맡았다. 현덕수 기자는 아이들 뒷바라지를 위해 미국에서 생활하다 지난해 여름 돌아왔고 이후 고향 제주도를 오갔다.

 

현덕수 기자는 “YTN으로 복귀해 일하는 것이 최선이자 최고의 목표였기 때문에 다른 일을 하지 않았다. 일련의 흐름에서 대법 판결이 긍정적일 거라 기대할 순 없었지만 대법원 판결을 분기점으로 생각했다”며 “판결 이후에는 어떤 일을 할까 고민해왔다. 사법적으로 제자리에 회복하기 힘들어졌고, 앞으로 불투명한 상황에서 아무것도 하지 않고 기다리기만 해서는 안 되겠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조승호 기자도 “그동안 YTN 이외의 언론사에서 일한다는 생각은 꿈에도 생각하지 않았다”며 “YTN 기자로 복귀하기를 바랐지만 현실적으로 복직이 무산된 상황에서 선택의 여지가 많지 않았다”고 말했다.

 

▲(오른쪽부터)현덕수, 조승호 YTN해직기자가 2월부터 뉴스타파에 합류한다. 사진은 지난 1일 YTN에 복직한 (왼쪽부터)우장균, 권석재, 정유신 기자의 출근을 축하하기 위해 함께한 모습이다.

 

때마침 뉴스타파에서 제안을 했고, YTN 동료들과 가족 등 주변의 권유도 컸다. YTN 해직 후 뉴스타파에서 일했던 권석재, 정유신 기자도 이들을 설득했다. 조승호 기자는 “사실 사법부 판결은 제게 ‘기자를 할 가치가 없다’고 하는 것 같아 기자를 계속 해야 할 것인지 아닌지에 대한 고민이 들었다”며 “하지만 YTN에 복귀하기를 누구보다 바랐던 가족과 YTN 동료들, 지인들의 권유가 있었고 지난 6년 동안 기다려준 그들의 기대를 저버리는 것은 도리가 아니라는 생각했다”고 말했다. 현덕수 기자도 “해직기간까지 20여 년간 이어왔던 기자를 천직이라 생각했고 어떤 일을 할까 고민했는데 고맙게도 뉴스타파가 제안했고 결심하게 됐다”고 말했다.

 

두 기자는 2월1일부터 뉴스타파로 출근할 예정이다. 6년 만에 현업으로 돌아가는 상황에서 설렘 반 걱정 반이다. 조승호 기자는 “6년간 현장을 떠나 공백 기간이 있었기 때문에 새로 배우고 시작하는 수습기자의 마음으로 임할 것”이라며 “결정한 만큼 좌고우면하지 않고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현덕수 기자도 “탐사저널리즘에 대한 경험이 없어 잘 해낼 수 있을지 걱정은 있지만 제역할을 충실히 해야겠다는 각오가 있다”며 “다시 한 번 기자를 시작했을 때 초심을 점검하고 제 한계를 시험해보고 싶은 기대도 있다”고 말했다.

 

YTN 복직에 대한 염원은 여전하다. 현덕수 기자는 “결정을 내리면서 마음이 아팠던 것은 10년 넘게 서로 살을 부대끼며 일해 왔던 선후배로서 그동안 회사 경영진이나 선배들을 접할 때마다 결국 우리 내부의 힘으로 문제를 풀어야한다고 수차례 말해왔다”며 “그런데 대법 판결이 날 때까지, 이후에도 경영진이나 선배들 아무도 저희에게 손을 내밀지 않았다는 점이 가장 안타깝고 슬펐다”고 말했다. 이어 “여전히 YTN 복귀에 대한 꿈은 접지 않았다”며 “대법 판결에도 크게 동요하지 않았던 것은 그동안 걱정해주고 격려해준 YTN 동료들과 시민들이 있었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2012년 1월 첫 방송을 한 뉴스타파는 노종면, 권석재, 정유신 YTN 해직기자, 이근행 MBC PD 등 해직 언론인을 중심으로 탄생했고, 이후 MBC에서 해직된 최승호 PD와 황일송 국민일보 해직기자가 합류했다. 현재는 탐사보도와 데이터저널리즘을 표방한 한국탐사저널리즘센터로 3만5000여명의 회원들의 후원을 받으며 운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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