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두환 재산 환수 '쇼'?…껍데기 부동산 내놨나

제290회 이달의 기자상 취재보도1 / JTBC 임진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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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TBC 임진택 기자

처음 얘기를 들었을 때는 긴가민가했다. 전두환 전 대통령이 추징금 명목으로 내놓은 재산 1270억원 중에 상당수가 근저당에 잡혀 있다는 내용. 마침 8개의 부동산 중 유일하게 매각된 한남동 신원플라자에 그동안 언론에 전혀 노출되지 않았던 43억원의 선순위 채권이 있음을 확인했다.


다른 7개 부동산도 자산관리공사 등을 통해 확인해 보니 결과는 놀라웠다. 국가가 추징 집행을 하기도 전에 빠져나갈 돈이 절반이었다. 더구나 검찰이 산정한 부동산 가치도 1년 전 부동산 상황을 고려할 때 많이 부풀려져 있었다. 결과적으로 실제 환수 가능한 금액은 300억~400억원 정도에 그친다는 결론이 나왔다. 


전두환 추징금 환수는 단순히 돈의 액수만을 맞추는 대국민 퍼포먼스가 아니다. 국민이 그토록 바라던 역사 바로 세우기의 전형이다. 당연히 언론도 사명감을 갖고 이를 지켜보고 감시해야 한다. 그런데 현실은 달랐다. 검찰은 비상식적인 논리로 엄연한 사실을 애써 부정했다. 그러다 보니, 보도가 계속될수록 검찰의 논리는 설득력을 잃어 갔다. 검찰이 해명하는 과정에서 그동안 밝혀지지 않은 사실들도 계속 드러났다. 특히 검찰이 근저당 문제를 해결하려고 두 번이나 압류를 풀어준 사실은 현직 검사들도 모두 고개를 젓게 만들었다. 


보도 과정에서 힘들었던 점은 ‘상식적이지 않은’ 검찰의 논리를 따랐던 대부분의 언론 보도였다. 기자생활 이후 처음으로 동료 기자들에게 섭섭함을 느꼈고 외로웠다. 그런 점에서 민언련과 기자협회를 통해 보도의 가치를 인정받은 점 감사하게 생각한다. 앞으로도 전두환 일가의 재산 환수가 제대로 이뤄지는지를 감시해야 하는 언론의 소임을 잊지 않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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