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 수업을 전혀 따라가지 못해 성적은 최하위권을 맴도는 아이들은 왕따와 학교폭력에 시달렸다. 졸업 후 군대에 가서는 관심병사로 취급받았고, 성인이 돼도 자립을 못해 평생 가족의 짐이 되고 있었다. 사정이 이런데도 사회적 안전망은 턱없이 미약했다. 이들의 문제를 공론화하기로 한 건 이 때문이었다.
취재와 섭외는 난항이었다. 워낙 생소한 주제여서 이 분야의 전문가를 찾는 것조차 어려웠다. 국내에서 내로라하는 교육학과 교수와 특수교육과 교수를 닥치는 대로 접촉했지만 대부분 현실을 잘 몰랐다. 당사자인 경계선 지능 학생을 만나기는 더욱 힘들었다. 해당 학생을 겨우 찾아내도 신분 노출에 대한 우려 때문에 대부분 인터뷰를 거절했다.
뒤돌아보니 아무도 이야기하지 않았던 경계선 지능으로 26편의 기획보도를 만드는 일은 기적과도 같은 일이었다. 하지만 이들의 이야기가 세상 밖으로 나왔을 때 희열보다는 안도의 한숨이 나왔다. 앞으로 써내려가야 할 많은 이야기 가운데 이제야 하나의 매듭이 지어진 기분이었다.
경계선 지능에 대한 논의는 이제부터가 시작이다. 마지막으로 긴 시간 함께 취재한 오승재 선배와 후배 이상미 기자를 비롯해 영상 취재팀과 편집팀 이하 EBS 교육뉴스부 모든 분들께 진심으로 감사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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