먼저 그들의 국적을 알아야 했다. 7월과 8월, 두 달에 걸쳐 창고를 개조한 5평 남짓의 탐사보도팀에서 동료들과 하루 종일 관보 자료를 엑셀로 옮겨 넣었다. 두 달 넘게 걸려 모은 데이터의 양은 약 52만 건.
데이터 분석과 동시에 각 기업 홍보팀 관계자들과 만나 두 달 넘게 옥신각신했다. 기업별로 답변서를 준 곳도 있고 끝까지 안 준 곳도 있다. 국적과 자녀의 학교, 병역, 세금 문제. 지극히 내밀하고 접근하기 힘든 정보 때문에 고민하다 잠을 설친 날이 태반이다. 그래도 시간이 흐르면서 정보가 차곡차곡 쌓였고 꼬리에 꼬리를 문 ‘왜’라는 의문이 조금씩 풀렸다. 결국 프로그램에서는 국적이나 영주권을 이용해 자녀를 외국인학교에 편법 입학시킨 사례 등을 제한적으로나마 담을 수 있었다.
탐사보도란 영역은 늘 버겁고 힘들다. 똑 떨어지고, 가시적 성과가 있을 것 같은 주제만 선정해 온 이전과 달리 ‘이게 가능할까’하는 물음표에서 취재를 시작하기 때문이다. 프로그램을 제 때 내보낼 수 있어 다행이라고 생각하던 참에 과분하게도 이달의 기자상을 받았다. 서투른 접근이었지만 더 힘을 내라는 심사위원들의 응원으로 생각한다. 방대한 기초자료를 수집하고 데이터를 분석해 준 리서처 동료들과 전임-현 탐사보도팀장인 이주형, 안양봉 선배께 진심으로 감사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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