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 둘 KBS 떠나는 기자들

"변화 기대하기 힘들다"
심인보 기자 뉴스타파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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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한 명의 기자가 KBS를 떠나 ‘뉴스타파’로 이적하면서 잇단 인력 유출에 대한 KBS 내부의 고민이 커지고 있다.
공채 31기로 입사 10년차인 심인보 KBS 기자는 지난 8일 회사에 사표를 내고 다음 달부터 비영리 독립언론 뉴스타파(한국탐사저널리즘센터)로 출근한다. 이로써 KBS에서 뉴스타파로 이적한 기자는 다섯 명으로 늘었다. 뉴스타파 대표를 맡고 있는 김용진 기자를 필두로 최경영, 김경래, 박중석 기자 등이 모두 KBS 출신이다.


심인보 기자는 2005년 KBS 기자로 입사해 ‘추적60분’에서 천안함 사건의 의문을 다루고 2012년 대선 당시 새누리당의 불법선거 특종으로 ‘이달의 기자상’을 수상하는 등 능력을 검증받은 기자다. 그런 그가 오랜 고민 끝에 퇴사를 결심한 것은 “당분간은 KBS에서 변화의 희망을 찾기 힘들 것 같다”는 판단 때문이다. 심 기자는 지난 5월 ‘길환영 사장 퇴진과 공정방송 사수’를 위한 총파업 당시 KBS 기자협회에서 보도개입 진상조사단 간사를 맡아 의욕적으로 일했다. 그는 “마지막으로 희망을 갖고 최선을 다했다. 하지만 사장만 바뀌었을 뿐, 달라진 것은 아무 것도 없었다”고 말했다.


그의 동기인 KBS 기자는 “(심 기자가) 제 발로 나갔다기보다는 회사에서 밀어낸 것”이라고 했다. 그는 “지난여름 기자협회가 ‘KBS를 바꿔보자’ 해서 구성원들이 힘을 합쳐 장기간 제작거부를 했고, 경험해보지 못한 결과로 이어졌는데 그에 따른 후속 개선안들이 하나도 받아들여지지 않고 다시 원점으로 돌아간 것에 대해 느끼는 좌절감은 다른 구성원들도 마찬가지일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심 기자는) 정말 의욕 있고 의지가 있을 때 일을 제대로 하고 싶다는 열망이 더 컸기 때문에 좌절감도 더 컸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남아서 해야 할 일이 있지 않느냐는 아쉬움도 크다. 심 기자의 후배인 입사 4년차 기자는 “중요한 순간마다 굵직한 역할을 하며 귀감이 되어준 선배인데, 회사가 안 좋은 상황에서 안에 남아 더 노력해주셨으면 좋지 않을까 하는 안타까움이 든다”고 말했다. 


KBS 내부에선 추가적인 퇴사 움직임에 대한 우려도 나온다. KBS 한 관계자는 “이게 끝이 아닐 것”이라며 “떠나는 이들의 선택을 막을 도리가 없다는 게 더 큰 문제”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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