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금 줄여 흑자전환하겠다는 KBS

2% 삭감안에 중노위 조정 신청
양대 노조 "직원들에 고통 전가"

  • 페이스북
  • 트위치

적자 일소를 최우선 과제로 천명한 조대현 KBS 사장이 임금 삭감 카드를 꺼내들었다. 뚜렷한 경영 비전 없이 구성원들의 희생을 담보로 한 흑자 전환에만 급급하다는 불만이 내부에서 터져 나오고 있다.


KBS는 최근까지 진행된 2014년도 임금협상에서 2% 임금 삭감안을 제시했다. 지난 9월15일 1차 임협 본회의에서 노조가 6.6% 임금인상안을 제시한 데 대해 한 달 넘게 입장 표명을 미루다가 ‘노사 공동 미래발전위원회’ 구성에 합의한 노사협의회와 국정감사가 끝나자마자 삭감안을 던진 것이다. 사측은 재정난과 광고적자 심화, 수신료 인상을 위해 자구노력이 필요하다는 이유 등을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교섭대표노조인 KBS노동조합(1노조)은 이에 반발하며 삭감안 수정과 본회의 개최를 거듭 요구했으나 사측의 태도엔 변화가 없었다. 결국 협상 개시 두 달 만인 지난 17일 노조는 최종협상 결렬을 선언하고 중앙노동위원회에 조정을 신청했다. KBS노조는 “수신료 현실화 미명하에 직원들에게 고통을 전가하려는 몰염치를 드러내고 있다”고 비판했다. 전국언론노조 KBS본부(새노조)도 “KBS 직원들의 노동의 가치를 무시하고 정당한 대가를 인정할 생각이 없다면 조대현 사장은 자신의 무능함을 인정하고 사장 자리에서 물러나라”고 성토했다.


비용 절감 대상은 임금만이 아니었다. ‘수능한파’가 닥친 지난 13일 난방을 중단했다가 직원들의 항의를 받고 난방 가동을 재개한 해프닝도 있었다. 역시 예산 절감 때문이었다. 새노조 관계자는 “이런 보여주기 식 행정과 주먹구구식 예산 운용을 언제까지 봐야 하냐”고 말했다.


조대현 사장은 지난 7월 취임 일성으로 “적자를 반드시 막고 흑자 전환을 하겠다”고 밝혔다. 지난달 22일 국회 미래창조과학방송통신위원회 국정감사에서도 적자를 막을 가능성이 있느냐는 질문에 “그렇다”며 자신감을 보였다. KBS는 올해 월드컵 중계로 발생한 182억 원의 손해를 포함해 500~600억 원의 적자가 예상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고은 기자의 전체기사 보기

배너

많이 읽은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