잇단 오보에 스트레이트 누락…"기자도 외면하는 MBC 뉴스"
공영방송 역행하는 MBC (2)추락하는 뉴스데스크
자사 홍보뉴스 정정보도 '망신'
세월호 관련 보도 철저히 외면
시청률 곤두박질에 신뢰도 뚝
민실위 "불친절한 뉴스 계속"
지난 9월 송광용 전 청와대 교육문화 수석의 돌연 사퇴 뉴스 누락, 8월 국군 사이버 사령부 정치 개입 사건 단신, 7월 김기춘 대통령 비서실장 국정조사 기관보고 출석 단신 등 권력층과 관계된 뉴스에서 MBC는 유독 KBS, SBS와 다른 행보를 걸어왔다. “과연 누구를 위한 뉴스인가”라고 MBC 기자들이 반문할 수밖에 없는 이유다.
지난 12일에는 뉴스데스크가 방송통신심의위원회로부터 행정지도인 ‘권고’ 조치를 받았다. 지난달 자사 홍보와 관련된 오보를 낸 데 대한 심의다. MBC 뉴스데스크는 지난달 17일 ‘이브닝 뉴스’와 드라마 ‘왔다! 장보리’가 방송통신위원회가 실시하는 프로그램 품질 평가에서 부문별 1위를 차지했다고 보도했지만, 사실 MBC가 자체적으로 실시해 방통위에 보고한 내용이었다. 회사 홍보 블로그에 올라와있던 내용을 사실 확인 없이 한 인터넷 매체를 보고 그대로 쓴 것이다. MBC는 3일 뒤 정정 보도를 냈지만 이미 망신살이 뻗쳤다는 비난이 일었다.
세월호 참사 100일에도, 프란치스코 교황 방한 당시 유가족 만남도, 40일간 단식 투쟁을 했던 김영오씨 관련 보도도 매한가지였다. 반면 세월호 유가족의 대리 기사 폭행 관련 기사에는 타사 보다 많은 시간과 양을 할애했고, 광화문광장 농성이 ‘불법’이라는 보도는 지상파 중 MBC만 내보냈다.
기준 없는 보도 원칙과 사실 확인 없는 잇단 오보에 기자들의 자괴감은 깊다. ‘MBC 기자들이 MBC 뉴스데스크를 보지 않는다’는 말도 이미 공공연해졌다. 괴로워서 뉴스를 볼 수 없다는 MBC 한 기자는 “취재의 ‘ABC’조차 지켜지지 않고 있다. 차마 뉴스라고 할 수 없는 기사들이 보도되고 있다”며 “권력이 요구하기도 전에 알아서 삭제하고 축소한다. 시청자들이 원하는 뉴스를 하지 않으면서도 죄책감이 전혀 없다. 객관적이고 공정한 방송이란 개념을 스스로 포기했다”고 비판했다.
기자들이 발굴하는 고발성 기사가 홀대받으면서 특종이나 단독기사는 ‘가뭄에 콩 나듯’ 드물다. 2011년 이후 MBC가 한국기자협회 ‘이달의 기자상’을 수상한 것은 지난해 5월 임소정 기자의 ‘시사매거진2580-의문의 형집행정지’ 보도가 유일하다. 방송기자연합회 주최 ‘이달의 방송기자상’에서도 지난해와 올해 각 2건씩 수상했지만 이중 3건이 ‘시사매거진2580’이었다.
시청률도 하락세에서 좀체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시청률전문조사기관 닐슨코리아 기준 수도권 시청률에 따르면 지난달 18일부터 이달 17일까지 지난 한달 간 평균 시청률은 6.71%였다. 올 초부터 평균 6~7%대를 유지하고 있지만 일일시청률을 살펴보면 지난 7일 4.1%, 9일 4.2%로 여전히 4%까지 떨어지고 있다.
MBC 뉴스데스크의 현실은 각종 신뢰도 지표가 가리키고 있다. ‘시사IN’이 지난 9월 실시한 ‘한국사회 신뢰도 조사’ 언론매체 관련 신뢰도 6위(5.9%, 전년 2위), ‘시사저널’이 8월 실시한 언론매체 신뢰도 6위(9.7%, 전년 4위). 한국기자협회가 기자 303명을 대상으로 한 신뢰도 조사에서는 10위 안에도 들지 못했다. 지난해 미디어미래연구소가 개최한 미디어어워드에서는 2년 연속 신뢰성·공정성·유용성 모두 순위권에 진입하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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