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공기관이 아닌 일반 사기업을 대상으로 한 취재는 더 조심스러울 수밖에 없었다. 취재대상이 지역의 주요 협찬처란 엄연한 사실은 ‘권력이 시장으로 넘어간 현실(?)’에 누구를 탓하기조차 머쓱하게 취재기자 스스로를 더욱 움츠러들게 했다.
‘부산도시가스’의 투자비 부풀리기와 부당한 요금 인상. 첫 제보를 접한 건 지난 2011년. 그 때부터 시작하면 이번 취재와 보도는 3년이 넘는 지난한 과정이었다. 2012년 첫 보도 당시 ‘부산도시가스’는 정정보도 요청과 10억원의 손해배상 청구를 제기했다.
기업 법무팀의 즉각적인 대응, 시민단체·기자실에 뿌려진 악의적인 내용의 해명 자료들. 나름 타당한 취재 내용을 근거로 한 합리적 의혹제기는 ‘초짜 기자’의 ‘얼치기 의혹 제기’로 치부됐고 이후 막혀버린 보도는 기자란 직업에 회의를 느끼게 할 만큼 치욕을 안겨줬다.
역으로 생각하면 이후 후속 보도를 이어갈 수 있었던 힘은 치욕을 순순히 받아들이고 싶지 않은 ‘기자로서의 알량한 자존심’이 아니었나 싶다. 2년만의 후속 보도를 통해 ‘부산도시가스’의 앞선 해명이 거짓이었음을 세상 사람들에게 알릴 수 있었다는 것만으로도 수상의 영예를 떠나 미천하기만 한 기자경력에 가장 보람되고 뿌듯한 기억으로 남을 것임을 확신한다.
더불어 일선 취재 기자의 판단을 믿어주고 보도 방향을 함께 고민하며 보도를 든든히 허락해준 ‘선배’와 기꺼이 힘든 취재 과정을 함께 버텨준 ‘선배’, 그리고 힘들 때마다 격려를 아끼지 않았던 ‘특별한 동료’에게 이번 수상의 영광을 전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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