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성 1호기, 가려진 진실

제289회 이달의 기자상 지역기획보도 방송 부문 / 포항MBC 장성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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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항MBC 장성훈 기자

설계수명 30년을 다한 노후 원전이 위험하다는 것은 상식이다. 일본 후쿠시마 원전 사고 때에도 30~40년 된 원전들만 폭발했다. 그런 측면에서 설계수명이 끝나 안전성 심사를 받고 있는 월성 1호기는 우리 원전의 위험한 속살을 볼 수 있는 좋은 사례였다.


또한 월성 1호기와 같은 캔두형 중수로 원전은 경수로 원전에 비해 상대적으로 더 위험할 수 있는데도 국민적 관심에서 멀어져 있다. 국내 원전 23기 가운데 4기 밖에 없고 세계적으로도 신규건설이 없는 시쳇말로 ‘한물 간 원전’이라고 대수롭지 않게 여기기 때문이다.


월성 1호기의 위험성을 두고 볼 수 없는 이유는 또 있다. 월성 1호기와 같은 캔두형 원전을 개발한 캐나다 현지 취재를 통해 충격적인 사실을 알게 됐다. 설계 결함으로 추정되는 갖가지 고장과 천문학적인 보수비용, 삼중수소(방사선) 방출에 의한 주민 건강 피해 등. 국내에는 잘 알려지지 않았지만 캐나다에선 이미 오래된 위험들이 속속 드러났다.


방송 이후 지역 언론 어디도 관련 보도를 하지 않았지만 주민들은 반응했다. 현재 월성원전 인근 주민들은 월성 1호기 폐쇄와 이주를 요구하며 장기 천막농성을 벌이고 있다. 원전에서 방출된 방사능 때문에 수많은 주민들이 암에 걸렸다는 것이다. 방송 후 월성원전 인근에서 지진이 잇따라 발생했다. 이어서 고리원전 인근주민의 암 발병에 원전의 배상책임이 있다는 법원판결이 나왔다. 지역민들은 월성1호기의 위험이 현실화되고 있다며 정부의 대책을 요구하고 있다.


후쿠시마 사고 이후 세계 각국은 원전의 안전 규제를 대폭 강화했다. 그런 측면에서 월성 1호기의 수명연장 여부는 앞으로 우리나라 원전의 안전규제기준에 큰 영향을 미칠 것이다. 현재 진행 중인 월성 1호기의 수명연장과 안전성 심사에 대해 지역주민은 물론 국민 모두가 보다 많은 관심을 가졌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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