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주간지, 구독료 인상으로 돌파구 모색

용지가격·배송비·인쇄비 등 제작비용 압박

  • 페이스북
  • 트위치

한겨레21(9월), 시사저널(10월)에 이어 시사인, 주간경향, 주간동아 등 주요 시사주간지들이 14년 만에 가격 인상을 추진하고 있다.


한겨레21, 시사저널은 한 권당 판매가격을 기존 3000원에서 4000원으로, 1년 정기구독료는 15만원에서 18만원으로 인상했다. 낱권의 가격은 14년, 정기구독료는 9년 만에 인상이다.


이에 따라 시사인, 주간경향, 주간동아도 이르면 연내 가격 인상을 검토 중이다. 주간조선은 2012년 6월 낱권 가격을 3000원에서 3500원으로 올렸다. 


이번 인상은 제작에 필요한 용지 가격, 배송비, 인쇄비 등 제조원가가 꾸준히 상승한 것에 따른 불가피한 조치라는 게 업계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특히 배송비 부담 증가에 따른 비용 압박이 가장 컸던 것으로 알려졌다. 시사주간지는 대부분 금요일 기사 마감·제작을 하게 되면 토요일 우편을 통해 전국으로 배포된다.


하지만 우정사업본부가 지난 7월부터 ‘토요배달 휴무제’를 시행, 우편 접수가 늦어지면서 배포도 1~2일 지연되고 있다. 이를 만회하기 위해 기존 한 곳의 집중국에서 배포했던 것을 여러 곳으로 분산하면서 배달 비용이 추가 상승한 것. 업계에선 시사주간지를 만드는데 들어가는 전체 비용 중 배달비가 차지하는 비중을 20%내외로 보고 있다.


시사주간지 한 관계자는 “배달을 위해 붙는 우표료가 2~3년 주기로 한번씩 인상되는데 한번 오를 때마다 연간 4000만~5000만원의 추가 부담이 발생한다”면서 “용지값은 협상을 통해 컨트롤이 가능하지만 배송료는 우정사업본부가 일방적으로 정하기 때문에 가장 큰 부담”이라고 지적했다.


여기에 기업광고 축소에 따른 피해도 고스란히 나타나고 있다. 기업들이 경기침체 탓에 광고예산을 대폭 줄인 가운데 시사주간지들이 직격탄을 맞은 것. 실제 일부 시사주간지의 경우 올해 9월까지 광고매출이 작년 동기대비 10~30% 안팎으로 쪼그라든 것으로 확인됐다.


이처럼 원가 상승에다 매출 감소까지 겹치면서 구독료 인상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한 시사주간지 경영기획실장은 “1~2개월 동안 가격 인상에 따라 독자들의 10~20%정도가 이탈하기 때문에 이전과 비교해 별다른 실익이 없는 것처럼 보인지만, 이후엔 다시 회복되기 때문에 가격인상 효과는 나타날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문제는 해마다 구독료를 올릴 수 없기 때문에 새로운 돌파구를 모색해야 한다는 점이다. 급여, 용지, 인쇄 등 제작에 들어가는 3대 원가에 대한 자연 상승분을 감안할 때 독자수를 늘리거나, 비용을 줄여야하는 선택의 갈림길에 놓일 수밖에 없다.


각 사들이 대안 마련에 고심하고 있지만 해법 찾기가 쉽지 않은 상황이다. 시사주간지들이 설 땅이 줄어드는 것은 국내에만 국한된 문제가 아니다. 워싱턴포스트(WP)를 발행하는 미국 미디어그룹 워싱턴포스트컴퍼니는 77년 역사를 지닌 시사주간지 ‘뉴스위크’를 지난 2010년 투자자인 시드니 하먼에게 부채 4000만달러를 끌어안는 조건으로 단돈 1달러에 매각해 화제가 됐다.


한 시사주간지 고위 관계자는 “사업을 다각화해야 하는데 말처럼 쉽지 않다”면서 “동종 업계에서도 성공한 모델이 없어 벤치마킹할 수도 없다”고 토로했다.

김창남 기자의 전체기사 보기

배너

많이 읽은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