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론사 주최 행사 "안전 또 안전"

이데일리 주관 판교 환풍구 추락사고 계기
의료진 배치·장비 점검 등 안전문제 촉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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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명의 사상자를 낸 경기 성남 판교테크노밸리 환풍구 추락 사고를 계기로 언론사 주최 행사에 안전 비상이 걸렸다. 이데일리가 주관한 이 축제 현장에 안전요원은 단 한 명도 없었던 것으로 드러나면서 행사 주관사 측의 안전 대비책이 도마에 올랐기 때문이다.


경기지방경찰청 수사본부에 따르면 주관사인 이데일리의 안전요원 준비와 관리는 허술했다. 박성주 경기경찰청 형사과장은 지난 19일 브리핑을 통해 “당일 현장에는 38명의 행사 관계자가 있었지만 안전요원은 없었고, 경기과학기술진흥원(과기원) 직원 4명이 문서상 안전요원으로 올라 있었지만 자신이 안전요원인지도 몰랐다”고 말했다. 


이데일리는 이에 지난 18일 사과문을 게재한 데 이어 20일 사설을 통해 “국민들께 진심으로 사과드린다”고 전했다. 이데일리는 “머리 숙여 국민과 독자들께 사과를 드리며 희생자와 유가족들에게는 깊은 조의를 표한다”면서 “이데일리와 이데일리TV가 이 행사의 주관사로서 법적·도의적 책임을 절실히 깨닫고 있다”고 밝혔다. 


▲지난 17일 경기 성남시 판교테크노밸리 한 축제장 인근 환풍구 위에 서있던 사람들이 환풍구 덮개가 붕괴되며 20m아래로 떨어지는 사고가 발생한 가운데, 국과수 직원들이 현장을 감식하고 있다. (뉴시스)

이데일리는 과기원과 함께 피해 배상금도 책임지기로 했다. 지난 20일 유가족과 합의한 내용에 따르면 이데일리는 장례비용으로 한 가구당 2500만원을 지급하기로 했고, 배상금은 유가족이 청구한 뒤 30일 이내에 보상하기로 했다. 


사고 수습은 일단락됐지만 행사를 앞두고 있는 언론사들은 안전 문제에 각별히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다음달 8일 서울 상암동 월드컵공원 평화의 광장에서 ‘마약퇴치 기원 걷기대회’를 개최하는 서울신문은 안전요원과 자원봉사자를 대회집결지를 비롯해 주요 지점에 배치할 계획이다. 또 비상 상황을 대비해 집결지에 별도로 의료 부스를 만들고 간호사 등 응급처지 인력 3명 정도를 둔다. 


오는 26일 ‘춘천마라톤 대회’를 개최하는 조선일보는 배낭에 휴대용 AED(자동제세동기) 장비를 멘 응급요원 32명이 자전거를 타고 다니며 응급 환자에 대비한다. 응급차 20대와 의료진도 코스 5km 지점마다 대기해 환자가 나오면 인근 병원 3곳으로 신속하게 후송한다. 삼성서울병원이 제공하는 헬리콥터 1대도 긴급 상황에 대비한다. 


손기정기념재단과 함께 다음달 23일 서울 잠실종합운동장 주경기장에서 ‘평화마라톤대회’를 개최하는 YTN도 모든 코스에 약 1000여명의 자원봉사자와 500여명의 보조 스태프를 배치해 행사 진행은 물론 안전사고에 대비할 방침이다. 또 12대의 앰뷸런스는 물론 주최 본부에 1명의 전문의, 3명의 간호사를 대기시켜 응급상황 발생에 대처할 계획이다. 손기정기념재단 관계자는 “이번 환풍구 사고 영향도 있겠지만 평상시에도 안전에 많은 신경을 쓰고 있다”며 “참가자 보험도 최대한 드는 쪽으로 검토해 안전에 대비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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