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 교양제작국 해체 방침에 PD들 반발

MBC 교양제작국 PD 일동 조직개편 중단 촉구 성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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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C가 조만간 교양제작국을 해체하는 조직개편을 시행할 것으로 알려지며 MBC 교양 PD들이 거세게 반발하고 나섰다. MBC 교양제작국 PD 일동은 20일 성명을 내고 “한마디로 MBC 안에서 시사ㆍ교양을 초토화시키겠다는 것”이라며 조직개편 중단을 촉구했다.

 

MBC 교양제작국 PD들은 “시사ㆍ교양 장르는 공영방송의 위상을 재는 척도와 같다”며 “MBC 방송강령인 ‘사회적 공익 추구, 사회적 약자 보호, 품격 있는 프로그램’의 가치는 시사ㆍ교양 프로그램을 통해 구현될 수 있다”고 밝혔다.

 

MBC는 조직개편에서 교양제작국의 부서들을 예능국과 외주제작을 담당하는 콘텐츠협력국으로 분산 해체하고, ‘불만제로’ ‘원더풀 금요일’ 등의 주요 교양 프로그램을 폐지할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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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C 교양제작국 PD들은 “지난 30년간 MBC 시사ㆍ교양은 시청자들의 많은 사랑을 받았떤 ‘이제는 말할 수 있다’ 등의 다큐멘터리와 대표 탐사보도 프로그램인 ‘PD수첩’, 최초의 소비자고발 프로그램인 ‘불만제로’ 등을 통해 공영방송 MBC의 중요한 역할을 담당했다”며 “KBS를 비롯해 민영방송인 SBS까지도 ‘교양국’이라는 명칭으로 그 제작 집단을 유지하고 있는 이유”라고 밝혔다.

 

▲MBC 상암 신사옥 전경. (뉴시스)

 

MBC는 지난 2012년 김재철 사장 이후 시사ㆍ교양 부문을 축소해왔다. 김재철 사장은 2012년 전국언론노조 MBC본부 파업 당시 시사교양국을 해체시켜 시사제작국과 교양제작국으로 축소시키고, ‘PD수첩’의 간판 PD였던 최승호 PD를 해고했다. 또 파업에 참가한 시사ㆍ교양 PD들을 징계하고 비제작부서로 발령 내기도 했다. 시사ㆍ교양 PD의 신입사원 채용도 4년간 전무한 상태다.

 

교양제작국 PD들은 “MBC에서 시사ㆍ교양 장르에 대한 탄압은 김재철 전 사장 체제 이후 지속됐다. 이미 축소될 대로 축소된 MBC의 교양부문에서 현 경영진은 국마저 해체시키고 남은 구성원들을 뿔뿔이 흩어 놓는다는 것”이라며 “MBC에서 제대로 된 교양 프로그램이 제작될 수 있는 풍토를 아예 없애겠다는 의도”라고 밝혔다.

 

이들은 안광한 MBC 사장에 공개 질의했다. 교양제작국 PD들은 “어떤 이유로 조직개편의 화두가 교양제작국 해체가 됐는지, 신뢰도 추락과 방송사로서의 수익성 악화가 교양국을 희생양 삼아 탈출할 수 있는지” 반문하며 “시사ㆍ교양의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시사ㆍ교양 PD들의 조직을 통합하고 프로그램 시너지를 복원시키는 길이 있는데 왜 쉬운 길을 마다하는지” 지적했다.

 

이어 안 사장에 조직 개편 중단을 요구했다. 교양제작국 PD들은 “교양제작국 해체를 기정사실로 하는 조직개편을 중단하고 원점에서 다시 시작하라”며 “배제와 갈등으로 점철된 조직개편으로 ‘교양’ 장르의 경쟁력 강화는 결코 이뤄질 수 없으며 결국 MBC의 이미지 추락만 가속화시킬 뿐”이라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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