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BS·MBC 노무현 전 대통령 비하 사진 사용 논란

최민희 의원 "방심위, 과징금 처분해야" 주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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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BS와 MBC가 노무현 전 대통령을 비하하는 이미지를 사용해 논란이 되고 있다. 지난해 극우성향의 온라인커뮤니티사이트 일간베스트저장소(일베)가 만든 노무현 전 대통령 비하 이미지를 방송에 내보내 논란이 된 데 이어 또다시 발생한 것이다.

 

SBS는 16일 ‘순간포착 세상에 이런 일이’에서 종이아트 기술을 가진 송모씨의 사연을 소개하며 노 전 대통령을 비하하는 이미지를 내보냈다. 혜원 신윤복의 ‘단오풍정’을 원작과 종이작품을 비교하는 장면에서 원작으로 소개된 그림에 목욕하는 여인을 훔쳐보는 동자승 대신 노 전 대통령의 얼굴이 합성된 이미지가 방송을 탔다. 해당 이미지는 일베 회원이 노 전 대통령을 비하하기 위해 만든 이미지다.

 

▲SBS '순간포착 세상에 이런 일이' 방송 캡쳐.

 

SBS는 자료 화면을 웹사이트에서 찾는 과정에서 발생한 방송사고라며 17일 공식 입장을 밝혔다. SBS는 “방송사고 과정을 철저히 조사하고 프로그램 책임자를 즉각 인사위원회에 회부해 징계할 방침”이라며 “잘못된 화면이 방송된 것에 대해 노무현 전 대통령 유가족과 시청자들에게 진심으로 사과드린다”고 밝혔다. 이어 “이 같은 사고의 재발을 방지하기 위해 외부 영상이나 자료화면을 보관하는 ‘이미지 뱅크(Image Bank)’의 범위를 확대하고 모든 프로그램에 대해 여러 사람이 체크하는 이중 점검 체제를 갖추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노 전 대통령 비하 이미지 등 일베 사진을 사용한 방송사고는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다. SBS는 지난해 8월 ‘8뉴스’에서 일본 수산물의 방사능 오염 위험에 대해 보도하며 노무현 전 대통령을 비하하는 의미의 이미지가 합성된 도표를 사용해 방송통신심의위원회로부터 ‘주의’ 조치를 받았다. 이어 9월에도 ‘8뉴스’ 스포츠뉴스에서 연세대와 고려대의 정기전 농구소식을 전하며 연세대 마크에 일베를 뜻하는 ‘ㅇㅂ’로 조작한 이미지를 사용했고, 지난 3월 ‘런닝맨’에서도 ‘ㅇㅂ’가 합성된 고려대 마크를 방송해 논란이 됐다.

 

MBC도 지난 12일 ‘섹션TV 연예통신’에서 배우 차승원씨의 아들 친부 확인 소송 소식을 전하며 이와 관련 없는 노 전 대통령 사진을 사용해 논란이 됐다. 차승원씨의 아들 친부라는 인물을 음영 처리한 사진을 내보냈는데 노 전 대통령 사진과 윤곽선이 일치한 것으로 드러났다. 해당 사진은 노 전 대통령의 공식 촬영 사진이지만 일베 등에서 노 전 대통령을 비하하고 희화화하는 사진으로 주로 활용되고 있어 의도성이 있다는 주장이 네티즌들 사이에 제기됐다. MBC는 “일반적인 중년 남성의 이미지를 차용한 것뿐”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MBC '섹션TV 연예통신' 화면 캡쳐.

 

MBC도 이 같은 논란이 처음은 아니다. MBC는 지난해 12월 MBC ‘기분좋은날’에서 악성림프종으로 사망한 유명 서양화가 밥 로스의 모습에 노 전 대통령을 합성한 사진을 내보내 방심위에서 ‘프로그램 관계자에 대한 징계 및 경고’ 조치를 받았다. 노 전 대통령을 비하하고 희화화하기 위해 위해 일베 회원이 만든 이미지였다. 이외에도 지난해 1월 비리사건 피의자의 실루엣 이미지로 대선 후보였던 문재인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의 사진을 사용해 방심위로부터 제재를 받았다.

   

최민희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은 “MBC는 문제가 될 때마다 ‘실수’라며 책임을 피하려 했지만 이번 일만큼은 결코 ‘실수’로 볼 수 없는 전직 대통령 모독이다. 이번 사안의 경위를 소상히 밝히고 관계자에 엄중한 책임을 물어야 한다”며 “SBS도 이번 사건을 포함해 ‘일베’ 사진으로 벌써 4번째 물의를 일으켰다. 이 같은 실수가 계속 반복되는 것은 단순히 외주 제작의 문제가 아닌 의도적 사용을 의심하지 않을 수 없다”고 밝혔다.

 

최 의원은 “전국에 방송되는 지상파 방송에서 이와 같은 어처구니없는 일이 반복되는 것은 솜방망이 처분을 내려 온 방심위의 책임이기도 한 만큼 반복적으로 물의를 일으킨 MBC와 SBS에 대해 최고 수위의 과징금 처분을 내려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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