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이 올랐다. 머나먼 나라에서 일어난 일에 대해 당사자가 일방적인 해명을 내놓고 입을 닫으면 언론이 뭘 할 수 있겠냐는 태도처럼 비쳤다. 내용과 형식 모두 3년 전 방글라데시에서 비슷한 일이 일어났을 때 영원무역의 대응과 꼭 닮았다. 오기가 발동했다. 그렇게 현지 취재를 결심했다.
영원무역은 큰 기업이지만 일반적인 독자들의 관심을 끌 만큼 큰 기업은 아니다. 영원무역 공장에서 일어난 사건의 진실을 밝히는 것도 쉬운 일이 아니지만, 그것만으로 충분치 않았다. 의류산업 전반으로 시야를 넓혀 글로벌 무역과 사회책임 경영, 윤리적 소비 등 국내에서 아직 충분히 논의되지 못한 주제를 짚고자 했다. 그 방법론으로 르포르타주와 내러티브를 택했다. 이를 위해 2명의 기자가 각각 3주씩 현지취재를 감행했다.
무모하다고도 볼 수 있는 장기 국외취재를 흔쾌히 허락한 유강문 전 편집국장과 준비 단계에서부터 조언과 지지를 아끼지 않은 이봉현 경제·국제 에디터, 김영배 경제부장께 특별히 감사드린다. 또 이제껏 대중적 관심을 받지 못한 주제를 익숙하지 않은 방식으로 다룬 서툰 노력을 인정해준 기자상 심사위원회 위원들께 깊이 감사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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