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비엔날레 특별전 '세월오월' 전시 무산 파문

제288회 이달의 기자상 지역취재보도 / 광주CBS 조기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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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CBS 조기선 기자

지역 미술계 인사로부터 광주비엔날레 특별전 출품작인 민중미술화가 홍성담 화백의 작품 ‘세월오월’이 논란이 될 만한 내용을 담고 있다는 얘기를 들었다. 곧바로 취재에 나섰다. 


‘세월오월’을 접하는 순간 직감적으로 ‘대어를 잡았다’라는 생각에 전율을 느꼈다. ‘세월오월’에서는 박근혜 대통령이 박정희 전 대통령과 김기춘 청와대 비서실장의 허수아비로 묘사돼 있었다. 


‘세월오월’에 대한 1보가 나가자 예상했던 대로 큰 파문이 일었다. 이어서 광주시 오형국 행정부시장이 국가원수를 희화화한 작품을 광주비엔날레에 전시할 수 없다며 줄기차게 작품 수정을 요구하고 외압을 가한 사실을 보도했다. 


이에 사전 검열과 표현의 자유 침해를 비판하는 문화예술계의 성명이 잇따랐다. 비엔날레 특별전 작가들이 작품을 철거했고, 해외 작가들도 이에 동조했다. 사태는 여기서 멈추지 않았다. 비엔날레 특별전 책임 큐레이터가 사퇴의사를 표명한 데 이어 광주비엔날레 대표이사도 사퇴의사를 밝혔다. 


미국의 뉴욕타임즈와 월스트리트저널까지 사태를 보도하면서 국제적 논란으로 비화된 이 사건은 아시아문화중심도시를 지향하는 광주의 민낯을 드러냈다. 그래서 영예로운 기자상을 받게 됐지만 한편으로는 씁쓸한 심정을 감출 수 없다.


다만 이 기사로 인해 광주비엔날레 대표이사가 교체되고 올해로 창설 20주년을 맞은 광주비엔날레 개혁이 추진되고 있는 점에 보람을 느낀다. 함께 고생해 준 후배 김형로 기자에게 수상의 영광을 돌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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