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타임스 구조조정 '남의 일' 아니다

디지털 투자 위해 100명 감원…"편집국이 혁신 대상" 보여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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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적인 유력지 뉴욕타임스가 편집국 인력 감축 계획을 발표해 그 배경과 파장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뉴욕타임스는 최근 편집국 전체 인력의 7.5%에 해당하는 100명가량을 감원하겠다고 밝혔다. 아서 설즈버거 발행인과 마크 톰슨 대표이사는 자발적 퇴사가 미흡할 경우 해고 절차를 밟을 것이며, 감원은 고통스러운 일이지만 비용을 줄이고 디지털 부문에 계속 투자하기 위해서는 불가피한 조처라고 설명했다.


사실 해외 유력 매체들의 구조조정 소식은 더 이상 특별한 뉴스가 아니다. 올해만 해도 월스트리트저널이 수십 명을 감원했고 USA투데이도 지난달 70명을 해고했다. 프랑스 리베라시옹지도 누적되는 적자를 감당하지 못해 전 직원의 3분의1을 감원키로 했다. 종이신문 구독자 감소와 경영난에 따른 비용 절감 차원에서 이뤄진 불가피한 결정이었다. 


하지만 단순히 경영 효율화 차원보다는 디지털 시대에 대응하기 위한 조직 재편의 차원으로 봐야 한다는 해석도 나온다. 최진순 건국대 언론홍보대학원 겸임교수(한국경제 기자)는 “잇단 해외 매체의 구조조정은 전통 매체가 디지털 미디어로 진화하기 위한 전략적 수순”이라며 “디지털로 패러다임 자체가 바뀌는 대전환기에는 편집국이 가장 핵심적이고 1차적인 혁신 대상이라는 점을 뉴욕타임스의 구조조정이 보여주는 것”이라고 말했다.


▲뉴욕타임스 본사 사옥.

특히 이번 구조조정의 대상이 뉴스룸 인력이라는 점은 편집국이 더 이상 ‘신성불가침’의 영역이 아니라는 것을 시사한다. 이미 편집국 기자들은 디지털 시대에 맞춰 자기 혁신을 요구받고 있다. 국제뉴스미디어협회(INMA) 얼 윌킨슨 CEO는 지난달 25일 신문협회 산하 신문발전연구소 초청 간담회에서 2014~2015년 글로벌 미디어 산업 트렌드 중 하나로 ‘혁신 문화’의 도입을 꼽으며 이를 위해서는 전통 매체 조직 내부에 멀티미디어에 적합한 인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고전적인 방식으로 뉴스를 생산해내는 것을 넘어 다양한 디지털 툴을 이용해 콘텐츠를 만들어내고 유통 및 독자와의 관계, 비즈니스 전략까지 고민하는 새로운 롤모델이 필요해졌다는 의미다. 기자들이 해외 매체의 구조조정을 남의 일로 여길 것이 아니라 디지털로 ‘마인드 셋’을 하고 스스로를 브랜드화 해야 한다는 제안도 나온다. 


최진순 교수는 “구조조정의 의미를 단순히 공포나 경계의 차원으로 받아들일 것이 아니라 디지털 혁신을 위한 우리 조직 내부의 준비 상태가 충분한가를 점검하는 시사점으로 이해해야 한다”면서 “편집국 종사자들, 특히 취재기자들이 디지털 마인드를 갖고 디지털 스킬을 수련하며 디지털 혁신의 대장정에 동참하는 자기 성찰의 계기로 삼아야 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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