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TN 6인의 해직자, 6년의 기다림

[우리의 주장] 편집위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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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직 6년째다. 얼마나 더 기다려야 하는가. 기약 없는 시간이다.
YTN 기자 6명이 해고된 지 10월6일로 만 6년을 맞는다. 권석재, 노종면, 우장균, 정유신, 조승호, 현덕수. 이들은 지금 어디에 있는가. 이들의 손에 있어야 할 마이크와 카메라는 꺼져 있다. 비이성의 사회다.


이성이 통하지 않는 시대, 동아투위가 있었다. 올해로 39년째. 고인이 된 18명을 포함해 112명의 동아일보 해직기자들은 아직까지 복직되지 못했다. 상식이 통하지 않는 세상이 계속된다면 YTN 해직기자들의 희망은 멀다.


둘 다 싸움이 이렇게 오래가리라곤 생각지 못했다. 겁 한번 주고 끝낼 줄 알았다. 김종철 동아투위 위원장은 기자협회보와의 인터뷰에서 이렇게 말했다. “이렇게 평생 복직이 되지 못하리라고는 상상도 못했다.” 그랬다. 정권이 바뀌면 복직될 것이라는 기대가 있었다. 하지만 바뀐 것은 아무 것도 없다. YTN 해직기자의 6년은 그래서 39년의 세월과 닮았다.


되묻는다. 희망이 있을까. 박근혜 정부가 들어선 뒤 1년7개월이다. 마음이 있었으면 이미 복직이 되고도 남을 시간이다. 해고가 정당했는지 판단을 할 법원도 급하지 않는 모양새다. 대법원의 판결은 아직까지 나오지 않았다. 회사는 굳이 서두르려고 하지 않는다. 해직자를 해고상태로 놔두는 것이 내부 구성원들을 통제할 본보기다. 침묵이 강요된다. 


6년 전 그들은 침묵하지 않았다. MB의 특보 출신인 구본홍씨가 낙하산 사장이 되자 맞서 싸웠다. 대통령 언론특보가 사장으로 내려오는 것 자체가 잘못이었다. 공정성을 생명으로 삼는 언론사 사장으로는 부적격 인물이었다. 정권의 방송장악 의도가 분명했다. 공정방송을 내건 그들의 투쟁은 정당했다. 하지만 불의에 맞선 언론인들은 내쫓기고 고발당했다. 동료들도 울분을 토했다. 뜨거운 동지애가 넘쳤다. 미안한 동료들은 ‘희망펀드’로 지금껏 끈을 이어가고 있다. 자존심 잃지 말고 끝까지 싸워달라는, 지켜주지 못해 미안하다는, 살아남은 자의 애달픔이 묻어난다.


박 대통령은 약속했다. 대선후보 시절 방송의 공정성 강화를 공약으로 내걸었다. 방송사 해직사태에 대해 사실상 복직을 약속했다는 말도 들려왔다. 하지만 집권한 뒤 달라졌다. 노사자율을 내세우며 해직언론인 사태에 귀를 닫았다. MB때와 다르지 않은 길을 걷고 있다. 방송통신심의위원장과 코바코 사장에 측근을 심었다. 방송을 정권의 통제 아래 두겠다는 강력한 의지인 셈이다. 


‘국경없는 기자회’는 2014년 한국의 ‘언론자유지수’가 57위라고 발표했다. 2011년 42위, 2012년 44위, 2013년 50위에 이어 계속 추락하고 있다. 해직자들의 고통지수와 비례한다. 한 해직기자는 실업의 무력감을 이렇게 토로했다. “무엇을 더 할 수 있을까 하는 무력감에 시달린다.” 현장에 있지 못하고, 돌아갈 곳에 돌아가지 못하는 일상의 반복이 점점 지치게 하고 있다.


다시 묻는다. 희망은 어디에 있는가. 망각과의 싸움에 맞선 6인의 얼굴은 언제쯤 활짝 필 수 있을까. 동료들이 외면하는 한, 그날은 오지 않는다. 불의에 고개 숙이면, 그날은 멀리 도망간다. 희망은 기억에 있다. 그들의 해직이 벌써 6년째라는 것을. 그래서 언론노동자들이 그들의 가족이 되어 아파하고 함께 싸워주는 것, 작지만 큰 힘이다. “기자의 책임은 공정보도입니다. 단지 그걸 위해 싸웠고, 그걸 위해 견디고 있다”는 한 해직기자의 외침이 더 이상 공허한 메아리가 되어서는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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