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면·리포트 시대는 끝났다"…온라인 전용 콘텐츠 활짝

한국일보닷컴 '신문 밖 이야기'·국민 '쿡기자'·SBS '취재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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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 에피소드·개인 관심사로 온라인 독자에 한걸음 다가가
SNS 화제에 마니아층도 생겨…포털, 별도 코너로 특별 대접


“신문과 방송은 제한적이다. 정해진 지면과 시간 안에서 얘기를 풀어나가야 한다. 그래서 예전에는 미처 담지 못한 얘기들을 속에 쌓아두거나 정보보고에 올리거나 책으로만 펴냈다. 그러나 지금은 다르다. 자사 홈페이지에 자유롭게 취재후기를 쓸 수 있고 기자 개인의 관심사를 다양한 형식으로 연재할 수도 있다.”


디지털 퍼스트를 위한 온라인 혁신이 대두되면서 언론사마다 온라인 콘텐츠 강화가 화두가 되고 있다. 기획, 발굴, 단독기사를 통해 콘텐츠 질을 끌어올리는 방법도 있지만 단연 주목을 끄는 콘텐츠는 기자들의 신문·방송 밖 얘기다. 기자들은 온라인상에서 취재 뒷얘기나 개인의 관심사를 연재하며 독자들과 좀 더 가깝게 소통하려 노력한다. 


대표적인 사례가 한국일보다. 한국일보는 지난 5월 한국아이닷컴과 결별하고 온라인 독립을 선언한 이후, 온라인 전용 콘텐츠 강화에 주력하고 있다. 특히 지난 7월 초부터 ‘신문 밖 이야기’라는 코너를 만들어 한국일보 기자들의 생생한 취재후기와 일상 등을 소개하고 있다. ‘고은경의 반려동물 이야기’ ‘정민승의 편파적 육아일기’ 등 일상과 관심사를 풀어내는 연재물부터 ‘@세종’ ‘견습기자 개고생 수첩’ ‘금융 talk’ 등 취재후기까지 다양한 종류의 이야기를 독자들에게 들려주고 있다. 최진주 한국일보닷컴 뉴스팀장은 “지난 6월 말 온라인 콘텐츠 강화를 위해 기자들의 지원을 받아 연재작들을 선정했다”며 “지면 기사만으로는 한계가 있는데, 연재물은 누리꾼들 사이에 공유도 많이 되고 고정 독자층도 생기는 등 반응이 좋다”고 말했다. 


▲온라인 콘텐츠 강화를 위해 언론사들은 취재후기 등 기자들의 신문·방송 밖 얘기를 자사 홈페이지에 연재하고 있다. 사진은 SBS의 ‘취재파일’, 한국일보의 ‘신문 밖 이야기’, 포털사이트 다음의 연재 코너.

이외에도 많은 신문사들이 기자들을 활용해 온라인 콘텐츠 강화를 꾀하고 있다. 세계일보는 ‘수습기자 3일간의 기록’이라는 제목의 수습 후기를 연재하고 있고 국민일보도 ‘친절한 쿡기자’를 통해 인터넷 상에서 이슈가 되고 있는 이야기들을 재미있게 설명한다. 정재호 국민일보 디지털뉴스센터장은 “독자들에게 더욱 다가가자는 취지에서 지난해 5월부터 온라인에 친절한 쿡기자를 연재했다”며 “인기가 좋아 올해부터는 지면에도 실리게 됐다”고 전했다. 


방송사도 예외는 아니다. SBS는 자사 뉴스 홈페이지에 ‘취재파일’ 코너를 마련해 기자들의 취재 뒷얘기를 가감 없이 전달하고 있다. 이 중 ‘이성훈 기자의 박스 스코어’ ‘최호원 기자의 어떤 영화 볼까’ ‘공항진 기자의 기상레이더’ 등 이름까지 붙인 연재물들도 생겨났다. 하루 6~10건 정도 올라오는 취재파일의 후폭풍은 상당하다. SNS에서 화제가 되는 것은 물론 취재파일 내용 자체가 기사화되기도 한다. 


이 때문인지 포털사이트 다음에서는 코너를 따로 마련해 연재물들을 한꺼번에 볼 수 있도록 만들었다. 이곳에는 지면이나 방송에서 연재되는 기사와 시사리포트, 라디오 이외에도 신문·방송 밖 기자들의 이야기가 상당 부분을 차지한다. 업데이트되는 글 중 누리꾼들의 관심을 끌만한 이야기는 포털 메인에 배치돼 수많은 댓글이 달리기도 한다. 


최진순 건국대 언론홍보대학원 겸임교수(한국경제 기자)는 “완성품으로서의 뉴스도 중요하지만 독자들은 완성품이 있기까지의 취재과정과 뉴스룸 내부의 에피소드, 취재원과의 긴장관계 등을 보고 싶어한다”며 “기자들의 뒷얘기를 읽으며 독자들은 기자에게 친밀감을 갖게 되고 그 과정을 통해 독자와 뉴스 조직 간의 새로운 관계 맺기가 가능해진다”고 말했다. 이어 “다만 후일담 연재 등이 기존의 취재환경이나 취재원과의 관계에서 문제를 일으킬 수 있다”면서 “뉴스룸 차원에서 기자들에게 적절한 훈련과 교육을 시킬 필요성도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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