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시 이동 JTBC 메인뉴스…MBC·SBS와 경쟁

국내 첫 100분 뉴스 편성
MBC·SBS 긴장감 속 주시
SBS, 뉴스혁신안 논의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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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TBC가 22일부터 메인뉴스를 8시에 시작하기로 하면서 동시간대 뉴스 경쟁이 치열해질 것으로 보인다. MBC와 SBS는 “크게 신경 쓰지 않는다”고 하면서도 내심 새로운 경쟁자 출현에 긴장하고 있다. 


JTBC는 기존 ‘뉴스9’을 폐지하며 ‘뉴스룸’을 신설하고 방송시간도 현재의 50분에서 100분으로 크게 확대했다. 리포트와 현장중계뿐 아니라 인터뷰와 탐사보도, 토론 등 ‘한 걸음 더 들어가는 뉴스’를 선보인다는 계획이다. 


JTBC 뉴스는 시청률이 높은 편이 아니지만 보도의 신뢰를 바탕으로 젊은층을 중심으로 급속히 영향력을 확대하고 있다. 최근 시사저널과 시사인 여론조사에서 각각 신뢰도 3위, 2위에 오른 것이 이를 보여준다. 


▲JTBC가 오는 22일부터 메인뉴스 시간을 8시로 앞당긴다. 프로그램명은 기존 ‘뉴스9’에서 ‘뉴스룸’으로 바뀌고 진행은 손석희 보도부문 사장이 계속 맡는다.(JTBC ‘뉴스룸’ 티저 광고 캡처)

JTBC 메인뉴스 8시 편성에 MBC 보도국은 미지근한 반응이다. 지난 2012년 11월5일 MBC가 뉴스데스크를 밤 9시에서 8시로 옮긴 지 1년 10개월여 만에 추가 경쟁자가 생겼지만 개의치 않는다는 태도다. 


또 MBC는 최근 상암 신사옥 이전과 함께 최신 뉴스센터 및 뉴스 스튜디오 등을 내세우고 있다. 360도 회전 무선 레일 카메라, 증강현실을 구현한 뉴스세트, 중앙·좌우 3면의 대형 디스플레이 등이다. MBC 관계자는 “멀티뉴스나 원격 영상편집 등 소프트웨어 업그레이드도 진행 중”이라며 “JTBC가 100분으로 시간을 늘린다는데 어떻게 뉴스 질을 담보할 지가 관건일 것”이라고 말했다.


SBS도 분위기는 크게 다르지 않다. 주 시청자층과 뉴스 스타일이 다른 만큼 새 경쟁자가 별다른 영향을 주지 못할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SBS 노조 관계자는 “MBC 뉴스데스크가 8시로 변경했을 때만큼 신경을 쓰진 않고 있다”며 “뉴스 시간을 100분으로 늘려 인터뷰나 토론 등을 하겠다지만 쉽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SBS는 이와 별도로 지난 7월부터 뉴스발전방향TF를 구성해 장기적 관점의 보도 강화를 논의하고 있다. 2주 전 부장단 워크숍에서는 다양한 방안이 제시됐다. 심층성을 강화하고 뉴스의 전달 방식과 형식에 변화를 주겠다는 것이 골자다. 차별화된 의제설정을 독려하겠다는 이야기도 나왔다. 앞서 7월초 탐사보도팀을 신설하고 보도제작부를 기획취재부로 변경하는 등 조직을 개편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보도국 한 간부는 “퀄리티 저널리즘을 지향하자는 것이지 JTBC에 대한 대응전략은 아니다”라며 “내부에서 지속적으로 논의된 사항”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일부 기자들은 견제하는 눈치다. JTBC의 다양한 시도가 성공할 경우 기존 시청자들을 빼앗길 수 있다는 걱정이다. SBS와는 타깃으로 삼는 젊은 층의 시청자가 겹치고, MBC는 상이한 콘텐츠에 따른 시청자 이탈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MBC 한 기자는 “MBC는 상암 이전 후 콘텐츠에 달라진 것이 없어 JTBC와 내용적으로 비교되고 있다”며 “일부 기자들 사이에 시청률이 더 하락하는 것은 아닌지 하는 우려도 있다”고 말했다.


김춘식 한국외대 미디어커뮤니케이션학부 교수는 “현재 JTBC 보도국 인원으로 100분 프로그램을 제작하려면 기사 건수를 늘리기보다 취재원 대담, 토론 등 여러 가지 포맷과 심층 진단에 주력하게 될 것”이라며 “이 경우 시청자들은 뉴스의 맥락을 짚기 좋고, 깊은 이야기도 들을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다만 세월호 등 대형사건이 터졌을 때가 아니라면 일반 시청자들은 본인의 시청패턴을 잘 바꾸지 않는다”며 “이를 고려한다면 큰 변화를 기대하긴 어렵다”고 덧붙였다.

김희영 강진아 기자의 전체기사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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