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측불허, 이변의 연속…그래서 축구공은 둥글다

기협 축구대회 둘째날 이모저모

  • 페이스북
  • 트위치

▲제42회 한국기자협회 서울지역 축구대회에서 동아일보와 TV조선이 경기를 펼치고 있다.

14일 경기도 고양시 별무리구장에서 열린 제42회 한국기자협회 서울지역 축구대회 32강 및 16강전은 예측불허, 이변의 연속이었다. 많은 연습량도 열띤 응원도 무색했다. 강력한 우승후보였던 동아일보는 16강전에서 복병 TV조선을 만나 한 골 씩을 주고받으며 승부를 가르지 못해 승부차기까지 가는 접전 끝에 3:2로 패했다. 동아일보의 한 기자는 “허무하다. 그 말밖에 할 말이 없다”면서 “내년 5월을 준비하겠다”며 쓴웃음을 지었다. 동아일보는 경기가 끝난 후에도 운동장을 떠나지 못하고 채널A를 응원하며 탈락의 아쉬움을 달랬다.

 

반면 연습경기 한 번 제대로 못한 연합뉴스는 머니투데이, 디지털타임스, 이투데이를 차례로 누르고 8강에 진출했다. 40대 선수가 무려 8명이나 뛰는 연합뉴스는 상대팀 젊은 선수들과 몸싸움을 마다하지 않으며 노장 투혼을 발휘했다. 연합뉴스의 한 선수는 “손발 한 번 제대로 맞춰 보지 못했는데 8강이라 얼떨떨하다”며 “선수들 나이도 있어 걱정이지만 일주일 잘 준비해 멋진 경기를 펼치겠다”고 말했다.

 

다수의 경기가 예상을 뛰어넘은 가운데 안타깝게 이변을 연출하지 못한 팀도 있었다. 중앙일보는 김두선 감독(송파구청)을 초빙한 것은 물론 파주 전지훈련까지 다녀왔지만 후반 11분 한국경제신문 이지훈 선수에게 헤딩골을 허용해 1:0으로 패배, 한국경제에 2년 연속 덜미를 잡혔다. 특히 경기가 끝나갈 무렵 중앙일보 강정현 선수가 날린 회심의 슛이 골대를 살짝 넘어가 땅을 쳤다.

 

▲한국경제신문 응원단이 햄스터, 펭귄 등의 잠옷을 입고 열띤 응원을 펼치고 있다.

이날 내리쬐는 뙤약볕만큼이나 뜨거운 것이 있었으니 바로 응원열기였다. 각 언론사들은 재치 있는 현수막을 걸거나 신명나는 응원전을 펼치며 선수 못지않은 열정을 보였다. 중앙일보는 ‘중앙선 넘은 중앙축구! 중범죄급 질주! 중앙일보 오빠들이 나가신다’ ‘소설은 김훈, 축구는 최훈’ 등의 현수막을 걸어 시선을 사로잡았다. 서울경제도 부부젤라에 맞춰 ‘서~울~경제’를 외치며 파란색 막대 풍선을 두드리는 등 열띤 응원전을 벌였다.

 

색다른 의상과 응원도구로 선수들의 사기를 북돋우는 언론사도 있었다. 동아일보는 스파이더맨과 배트맨 의상을 입고 꽹과리를 치며 선수들의 이름을 연호했고, 한국경제는 햄스터, 펭귄, 벌꿀 잠옷을 입고 큰북을 치며 선수들을 응원했다. 조수영 한국경제 기자는 “눈에 띄는 응원으로 선수들에게 힘을 실어주고 싶었다”며 “고민하다 독특한 의상을 입게 됐다”고 말했다.

 

▲정영무 한겨레 사장이 CBS와의 경기에서 승리한 선수들과 하이파이브를 하고 있다.

이날 경기에는 사장과 편집국장 등이 참석해 선수들을 격려하기도 했다. 최삼규 국민일보 사장, 정영무 한겨레 사장, 곽영길 아주경제 사장, 임현찬 조선영상비전 대표, 최훈 중앙일보 편집국장, 김이택 한겨레 편집국장, 강효상 조선일보 편집국장, 김차수 동아일보 편집국장, 이용웅 서울경제 편집국장, 김민배 TV조선 보도본부장, 박제균 채널A 보도본부장, 김준옥 CBS 보도국장 등은 선수들이 뛰는 내내 함께 환호하고 안타까워하며 후배들을 열렬히 응원했다. 곽영길 사장은 아주경제가 오프사이드로 노골 판정을 받자 심판석까지 찾아와 판정에 항의하는 등 열정적인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정영무 사장은 “개인적으로 운동을 좋아하기도 하고 전통 있는 대회라 선수들을 격려하는 차원에서 왔다”며 “오늘 5년 만에 팀이 골을 넣어 승리했는데 감격스럽다”고 말했다.

 

▲동아일보 유동기 감독이 선수들에게 플레이를 지시하고 있다.

응원단의 열기만큼이나 감독들의 열정도 대단했다. 특히 외부에서 초빙한 감독들은 경기 내내 세부적인 플레이를 지시하며 선수들과 함께 호흡했다. 채널A 박완 감독은 “조직력을 강화하는 쪽으로 주문을 많이 넣었다”며 “경기에 집중하다보면 감독의 얘기가 잘 안 들리는데 선수들이 기본적인 것을 잘 해줬다”고 말했다.

강아영 기자의 전체기사 보기

배너

많이 읽은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