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쓰기는 나와의 싸움이죠"

수림문학상 수상작 선정 장강명 전 동아일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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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강명 전 동아일보 기자

기자 그만두고 전업 작가 변신
올해 장편 5편 목표…3편 끝내
기자 경험 살린 사회문제 천착


다양한 소재에 목말라 있는 문학계에 단비와 같은 신진 작가가 나왔다. 주인공은 동아일보 기자 출신의 장강명씨.
장 전 기자의 장편소설 ‘열광금지, 에바로드’가 연합뉴스와 수림문화재단이 신진 작가 발굴을 위해 공동 제정한 수림문학상 제2회 당선작으로 지난달 25일 선정됐다. 2011년 장편소설 ‘표백’으로 제16회 한겨레문학상을 받은 이후 그가 받은 두 번째 상이다.


그는 지난해 9월 전업 작가로 변신하기 전까지 11년 간 동아일보 기자로 활약했다. 장 전 기자는 “기자생활을 계속하면서 글을 쓰고 싶었다”며 “지쳐있는 와중에 충동적으로 동아일보를 그만두게 됐다”고 밝혔다.


전업 작가로 변신했지만 그는 기자 때와 다름없이 바쁜 일과를 소화하고 있다.
“새벽 일찍 일어나 밤늦게까지 글을 쓰고 있습니다. 1년 동안 5편의 장편소설을 쓰는 게 목표인데 현재 3편을 끝마쳤습니다. 이 중 1편은 수림문학상을 수상했고, 나머지 2편은 출판사 등을 통해 발표할 예정입니다.” 


그가 글쓰기에 매진하는 이유는 하루아침에 안정된 직장을 그만두고, 미래가 불투명한 전업 작가를 선택하면서 아내에게 한 약속 때문이다.
장 전 기자는 “1년3개월 동안 작가로서 성과가 없으면 다른 일을 찾겠다고 아내와 약속했다”며 “이번 상을 받으면서 아내와의 약속 유예기간이 2015년까지 연장됐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하루 종일 글 쓰는 일에 몰두를 할 수 있다는 장점도 있지만, 반대로 경제 활동 역시 고민할 수밖에 없는 게 전업 작가의 숙명일 것이다.
장 전 기자는 “작가마다 차이가 있겠지만 일을 하면서 삶의 애환을 알아야 건전한 작가가 될 수 있다”고 밝혔다.


그가 쓴 소설 대부분은 기자경험을 살려 사회 문제를 다룬 게 주된 내용이다. 실제 ‘열광금지, 에바로드’는 일본 애니메이션 ‘에반게리온’에 열광하는 한 오타쿠(한 분야에 깊이 빠진 마니아) 청년의 실화를 소재로 한 성장 소설이다. 그 안에는 ‘88만원 세대’의 20대가 한 시대를 살아가는 아픔 속에서 작지만 자신만의 꿈을 찾는 과정을 그리고 있다.


그는 지금도 마음 한구석엔 동료들과 좋은 신문을 만들고 싶은 생각도 있지만, 오히려 전업 작가로 성공하기 위해 이를 악물고 있다. 휴대폰도 2~3일에 한 번 확인할 정도로 글 쓰는 일에 혼신의 힘을 다하고 있다.


“지난 1년 동안 동료들로부터 오는 전화를 받지 않고 있습니다. 하지만 아직까지 제가 몸담았던 동아일보와 동료들에 대한 애정이 있고, 이런 제 마음을 잘 알 것이라고 믿기 때문에 2015년 이후 전화를 받아도 충분히 이해해주실 거라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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