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분만에 면담 결렬, 유가족 "흥정 대상 아니다"

[9월2일 아침 라디오시사프로그램 브리핑]새누리당-세월호가족대책위 3차면담 결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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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말말말

“우리는 흥정을 하러 간 것이 아니다”
-유경근 세월호가족대책위 대변인이 MBC ‘신동호의 시선집중’에서 여당과의 3차 회동 결렬과 관련해 진상규명에 대한 여당의 의지를 물어본 것인데 무엇을 더 주고 빼고 하는 이야기가 나온다며 세월호 문제는 당리당략의 대상이 아니라며.

 

“새누리당 지도부, 집권여당다운 포용력 발휘해 국회 정상화시켜야”
-김성태 새누리당 의원이 KBS ‘안녕하십니까 홍지명입니다’에서 유가족과 새누리당 모두 유연성을 갖고 열린 자세로 협상에 임해야 한다며 유가족도 한발 양보하고 새누리당도 유족들을 이해시켜야 한다며.

 

“새누리당, 야당과 대화하지 않고 언론에만 말해”
-김영록 새정치민주연합 원내수석부대표가 PBC ‘열린세상 오늘 서종빈입니다’에서 정기국회 의사일정과 관련해 집권여당은 언론을 통해서만 이야기하고 세월호 특별법과 관련해서도 3자협의체 구성을 거부하며 야당과 적극적인 대화를 하지 않고 있다며.

 

“여당과 유가족, 모래밭에서 바늘 찾기”
-김영우 새누리당 수석대변인이 YTN ‘신율의 출발 새아침’에서 여당과 유가족의 불신의 벽이 상당히 높다며 서로 원칙적인 입장에서 물러서지 못하고 있어 모래밭에서 바늘찾기처럼 참 어렵다며.

 

“경찰 채증, 한국에만 있는 이상한 현상”
-오창익 인권연대 사무국장이 SBS ‘한수진의 SBS전망대’에서 집회시위가 열리면 언제나 경찰이 출동하는 나라도, 사진 채증을 하는 나라도 없다며 집회시위와 관련한 많은 쟁점이 유독 한국에만 있는 이상한 현상이라며.

 

 

세월호가족대책위와 새누리당이 1일 세월호 특별법과 관련해 3차 회동을 가졌지만 결국 의견 차만 확인하고 돌아섰다. 양측은 진상조사위원회의 수사권 및 기소권과 관련해 입장 차를 좁히지 못하고 결국 30분 만에 면담을 결렬했다.

 

유경근 세월호가족대책위 대변인은 CBS ‘김현정의 뉴스쇼’에서 “처음부터 새누리당의 기본 입장에 대해 확인하는 질문을 했을 때 많이 격앙되고 흥분된 표정들이었다”며 “가족들과 계속 대화를 할 것이라는 반응을 기대했는데 말을 꺼내자마자 양보할 것을 다했는데 뭘 더 달라는 것이냐고 반응해 많이 놀랐다”고 말했다.

 

유 대변인은 “저희가 흥정의 대상이 아니라고 분명히 말했는데 여전히 무엇을 더 주고 빼고, 이것은 이래서 안 되고 저것은 저래서 안 되고 하는 식의 태도만을 보여 왔다”며 “저희의 요구를 완전히 오해, 오독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김재원 새누리당 원내수석부대표는 MBC ‘신동호의 시선집중’에서 “고압적 태도였다는 데 동의할 수 없다”며 “유가족이 처음부터 더 진전된 안을 내놓지 않으면 대화가 없다고 하고, 나아가 수사권ㆍ기소권이 주어져야 한다는 주장을 반복해 그러면 이야기가 되겠냐고 한 것인데 대화의지가 없다고 하면 처음부터 무슨 목적으로 왔는지 의심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새누리당 이완구 원내대표, 김재원 원내수석부대표, 주호영 정책위의장 등 지도부와 세월호 유가족 대표단이 1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원내대표실에서 세월호 특별법 제정과 관련 3차 면담을 하고 있다. 이날 면담은 입장 차만 확인돼 결국 결렬됐다. (뉴시스)

 

3차 회동도 결국 기존의 입장을 다시 확인하는 자리만 된 셈이다. 유가족 측은 진상조사위에 수사권과 기소권을 줘서 철저한 진상규명을 해야 한다는 입장이지만, 새누리당은 수사권과 기소권 부여에 대한 재협상은 절대 안 된다는 입장이다. 유 대변인은 “수사권과 기소권이 보장된 진상조사위를 유일한 안으로 요청하고 있지만, 동시에 그 안이 정말로 안 된다면 여당에서 어떻게 해야 진상규명이 실질적으로 가능할지 새로운 안을 설명하고 설득해 달라고 요청했다”고 말했다.

 

이에 새누리당은 특검추천권을 여당이 갖되 유가족에게 동의를 구하는 안을 주장하고 있다. 유 대변인은 “진상규명보다는 여당이 생각하는 법 테두리 내에 그것이 최선이라는 주장”이라며 “진상규명에 대한 의지가 보이지 않다는 것이 ‘그럼 청와대도 막 조사하겠다는 말이냐’는 식의 격앙된 말에서 느낄 수 있다. 저희는 ‘성역 없는 진상조사’라는 원칙을 말하고 있는데 여당은 동의한다면서 꼭 말미에 ‘왜 청와대를 자꾸 건드리냐’고 말한다는 것에서 많은 벽을 느끼고 있다”고 말했다.

 

유가족과 여당은 서로 진정성을 촉구하는 상황이다. 김 원내수석부대표는 “협상보다는 진정성 있는 대화를 했으면 하는 바람”이라며 “유가족 측이 설명하고 이해를 구해야하는데 일방적인 주장만 하고 여당에 양보만 하라고 하면 무슨 대화가 되겠는가”라고 말했다. 이어 “수사권, 기소권을 조사위에 부여하면 위헌적 수사기구를 창설하는 것이기에 안 된다는 이야기를 똑같이 계속 해왔다. 말이 달라졌다고 하는 것은 필요에 따라 곡해하는 것 아닌가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3차 면담이 30분만에 결렬되면서, 향후 4차 면담이 이뤄질 것인지에 대한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유 대변인은 “여당에서 전향된 태도로 다시 대화할 자세가 된다면 언제든지 만나서 이야기할 수는 있다”며 “특히 여당에서 유민이 아빠 김영오씨의 주치의인 이보라 선생에 대한 신원 요청을 하고 있는데 그 필요성과 이유에 대해 궁금하다. 대화할 때는 웃으며 이야기를 잘 듣는 것 같다가도 돌아서면 뒤에서 다른 일을 한다는 것이다. 유가족들을 만나는 시간을 정치적으로 이용하기 위한 목적이 있는 게 아닌 지 의문이 강하게 제기되고 있다”고 말했다.

 

여당도 대화는 진행돼야 한다는 입장이다. 김 원내수석부대표는 “가족대책위에서 3차 회담에서 한 말들도 다 이유가 있을 것이기 때문에 그 뜻이 무엇인지 그에 맞춰서 대화를 계속 해나갈 것”이라면서 “하지만 야당과 새로운 협상을 한다거나 새로운 안을 내는 일은 아마 없을 것”이라고 했다.

 

유 대변인은 “법안의 내용도 중요하지만 가족들을 설득하기 위해 더 중요한 것은, 진심으로 진상규명을 바라

고 최선을 다하겠다고 하는 진심”이라며 “전적으로 새누리당의 태도변화에 달려있다. 하지만 변화 없이 의심과 의혹만 생기게 하는 일이 계속된다면 아무리 좋은 안을 갖고 와도 그대로 진행할 수 있을 것인지에 대한 의문까지 가질 수밖에 없다. 진심어린 태도로 변하지 않는다면 어렵다. 시간에 구애받기보다 진상규명이 정말 가능할 때까지 끝까지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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