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통위, 이인호씨 KBS 이사 추천 강행…야당 위원 퇴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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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재홍(왼쪽), 고삼석 방송통신위원회 상임위원이 1일 오후 경기 과천시 중앙동 방송통신위원회에서 KBS 이사 선임 관련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뉴시스>

 

방송통신위원회가 편향적인 역사관 등으로 논란을 빚고 있는 이인호 서울대 명예교수를 KBS 보궐이사로 추천했다방통위는 1일 오전 9시 전체회의를 열고 이길영 전 이사장 사퇴로 공석이 된 KBS 보궐이사에 이인호 교수를 추천하기로 의결했다. KBS 이사는 방통위가 추천하고 대통령이 임명한다. 이인호 내정자는 KBS 새 이사장이 될 것이 확실시 되고 있다.

 

이날 전체회의에서 야당 추천 상임위원들은 속전속결로 이뤄진 KBS 이사 추천의 절차적 정당성 문제와 후보자의 편향적인 역사관을 지적하며 의결 보류를 강력히 요구했지만, 최성준 위원장은 허원제 부위원장의 해외 출장을 이유로 1시간 만에 회의를 끝내야 한다며 표결을 밀어붙였다. 결국 야당 추천 위원 2명이 퇴장한 가운데 여당 추천 상임위원 3명의 찬성으로 이인호 보궐이사 추천이 가결됐다.

 

야당 측 김재홍, 고삼석 위원은 이날 오후 2시 방통위 기자실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최소한의 검증과 여론 형성 기간을 갖기 위해 1주일만 연기하고 다음에 의결하자고 간청했는데 받아들여지지 않았다“925일까지만 의결하면 되는 사안을 오늘 이렇게 일방적으로 강행 처리한 것을 납득할 수 없다. 낙하산 인사의 통과를 위한 거수기 노릇을 한 건 아닌지 의심하지 않을 수 없다고 밝혔다.

 

이들은 기자회견문에서 “KBS 이사장 후보의 추천권을 가진 방통위의 의결 절차는 시민사회와 국민 여론층이 최소한이라도 검증시간을 가진 뒤 합의제 원칙에 걸맞게 이루어져야 한다정부 여당 추천 상임위원들만의 다수결에 의한 추천이 돼선 안 된다고 주장했다.

 

이인호 내정자 조부의 친일행위와 교학사 국사교과서 옹호 등 편향된 역사인식 문제도 지적했다. 언론 보도 등에 따르면 이인호 후보자의 조부는 조선유도연합회 상임참사로 선출되어 친일찬양에 앞장섰으며, 조선임전보국단 발기인으로서 태평양전쟁 참전을 독려한 전력으로 2009년 정부가 발간한 반민족행위진상규명위원회 보고서에도 수록됐다.

 

또한 이 후보자는 친일독재 미화 논란을 일으킨 교학사 교과서를 출간한 교과서 포럼과 이를 주축으로 하는 현대사학회의 고문을 맡아 적극적인 저술과 지지 활동을 벌여왔다. 지난 6KBS가 검증 보도한 문창극 국무총리 후보자의 교회 강연을 보고는 감동을 받았다면서 이를 반민족이라고 하면 제정신이 아니고 마녀사냥이라고 주장하기도 했다. 야당 위원들은 특정 보수진영의 편향된 역사관을 공유하고 대변하는 활동을 했다는 점에서 공영방송의 이사장 후보로는 불가하다고 밝혔다.

 

한편 새정치민주연합도 이날 논평을 통해 이 교수를 KBS 신임 이사장으로 내정한 것은 국민의 방송으로 거듭나려는 KBS 구성원의 의지와 이를 지지하는 국민들의 뜻과 정면으로 반하는 방송장악 시도라고 규탄하며 이인호 이사장 내정 철회를 촉구했다.

 

전국언론노조 KBS본부(새노조)에 이어 KBS노동조합(1노조)도 이날 성명을 내고 다시 공영방송의 정치독립은 심각한 위험에 처하게 되었다며 이 이사장 내정에 반대 입장을 천명했다.

 

KBS노조는 문창극 총리후보자 검증 보도에 대한 방통위의 중징계가 내려지더니 곧이어 문창극 강연이 감동적이었다는 발언을 한 이인호씨를 이사장으로 앉히려 하고 있다. 무언가 일사천리로 이루어지고 있는 일련의 시나리오가 아닐 수 없다면서 정권이 이인호씨의 이사장 선임을 통해 KBS를 정권 편향적으로 만들려는 시도를 한다면 KBS노동조합은 방송의 독립을 위해 끝까지 투쟁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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