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인호 KBS 이사장 내정…'보이지 않는 손' 있었나

방통위 1일 추천 예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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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 이사장에 내정된 이인호 서울대 명예교수-뉴시스

임기를 1년 남겨두고 전격 사퇴한 이길영 KBS 이사장 후임으로 뉴라이트 역사학자인 이인호 서울대 명예교수가 내정됐다. 전국언론노조 KBS본부(새노조) 등은 낙하산 이사라며 반대 입장을 천명하는 등 방송 장악논란으로 KBS가 또 다시 들끓고 있다.

 

방송통신위원회는 지난 25일 사표를 제출한 이길영 이사장 후임에 이인호 명예교수를 내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방통위는 1일 긴급 전체회의 의결을 거쳐 이인호 후보자를 대통령에게 공식 추천할 예정이다. KBS 이사는 방통위가 추천하고 대통령이 임명한다. 이사장은 이사회에서 호선으로 선출하는데, 이 후보자가 79세로 최고령자여서 이사장으로 선출될 가능성이 높다.

 

방송법에 따르면 보궐 이사 선임은 30일 이내에 이뤄져야 한다. 그런데 이길영 이사장 사퇴에서 이인호 후보자 추천까지는 닷새도 걸리지 않았다. 청와대의 보이지 않는 손이 작용했다는 의혹이 나오는 이유다.

 

KBS 새노조는 지난달 30일 성명을 내고 임기를 1년여 남긴 시점에서 이길영 이사장의 석연찮은 전격사퇴, 절차와 검증을 무시한 발빠른 방통위의 선임일정, 청와대 입맛에 맞는 인물 내정까지 일련의 흐름은 KBS를 장악하겠다는 박근혜 정권의 기획 하에 퍼즐처럼 짜 맞춰지고 있다고 꼬집었다.

 

앞서 이틀 전인 지난달 28일 방통위 전체회의에서 야당 측 고삼석 상임위원은 추천권자인 방통위의 의지와 무관하게 KBS 이사로 부적합한 이들이 후보로 거론되는 일이 없기를 바란다면서 지금 이야기가 나오는 이들도 추천되지 않아야 한다고 지적한 바 있다. ‘청와대 사전 기획설’, ‘내정설을 의심할만한 움직임이 있었음을 짐작케 하는 발언이다.

 

이인호 후보자의 자격 시비도 논란을 빚고 있다. 이인호 후보자는 KBS의 문창극 전 국무총리 후보자 강연 보도 직후인 지난 619TV조선에 출연해 문창극 강연은 감동적이었다고 두둔하며 반민족 운운하는 자는 제 정신이 아니다라고 주장하기도 했다. 또한 세월호 참사와 관련해 대통령 책임론이 제기되자 대통령이 바뀐다고 문제가 다 해결된다면 왜 못하겠는가. 정쟁의 모습일 뿐이다라며 대통령을 옹호하는 발언을 하기도 했다.

 

새노조는 이인호 후보자를 2의 문창극으로 규정하며 화려한 이력과 다양한 경력 뒤에 숨겨진 삐뚤어지고 편향된 역사관을 소유한 인물로 TV조선 회장이라면 몰라도 공영방송 KBS의 최고의결기구의 이사로는 부적합한 사람이라고 꼬집었다. 또한 밖에서는 방통심의위원회를 통해 문창극 보도 중징계로 정권비판에 재갈을 물리고 안으로는 KBS이사회에 청와대의 심복을 심어 서서히 KBS 목줄을 쥐겠다는게 아니겠는가라며 “KBS 이사회가 문창극 인사검증팀을 중징계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코메디가 연출될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이들은 이인호씨를 청와대가 개입해 기획한 낙하산이사로 규정하고 절대 반대한다면서 청와대 낙하산 이사 투하를 중단하지 않는다면 우리는 현 사태를 박근혜정권의 공영방송 장악음모로 규정하고 정권에 맞서 싸울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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