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향 편집국 디지털 전략 난상토론

150명 4시간 넘게 마라톤회의…협의체 구성 제안 등 후속 작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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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지난 21일 경향신문 3층 극장에서 열린 편집국 워크숍에서 하재천 스포츠경향 편집국장, 조호연 편집국장, 박종성 비즈앤라이프 편집장, 박성진 디지털뉴스편집장(사진 왼쪽부터)이 편집국 구성원들과 질의응답을 하고 있다. (경향신문 노조 제공)  
 
경향신문이 지난 21일 온라인 전략과 미래 비전을 공유하기 위한 편집국 워크숍을 열어 눈길을 끈다. 종이신문 시장이 점차 사양길로 접어드는 상황에서 변화하는 미디어 환경에 대응하는 회사 차원의 전략과 비전을 공유하는 자리였다.

경향신문은 지난 2010년 통합뉴스룸을 구축하면서 중앙일간지 가운데 가장 선도적으로 ‘온라인 퍼스트’를 선언하는 등 디지털 분야에 많은 투자와 관심을 쏟아왔다. 지난 1월 첫 선을 보인 디지털스토리텔링 뉴스 ‘그놈 손가락’ 등은 그 성과 중 하나였다. 트위터와 페이스북 등 사회관계망서비스(SNS) 관리에도 적극적이었다. 페이스북에서 경향신문을 받아보는 독자는 25일 현재 19만3000명 정도로 같이 진보지로 분류되는 한겨레보다 갑절이나 많다.

그러나 전사적인 차원의 미디어 전략에는 물음표가 따라붙었다. 그 사이 다른 신문사들도 속속 ‘디지털 퍼스트’를 선언하며 구체적인 계획을 세우고 실행 단계까지 접어들었다. 기자들은 “우리 회사는 무엇을 하고 있는 거냐”고 묻기 시작했다. 이에 노조 독립언론실천위원회가 구성원들의 여론을 수렴해 편집국에 워크숍 개최와 TF팀 구성을 요구했고, 조호연 편집국장이 이를 수용하면서 자리가 마련됐다.

이날 워크숍은 온라인 업무를 총괄하는 정동식 부사장과 디지털 부문 각 부서장들이 온라인 시장 현안과 비전, 추진 전략 등을 설명한 뒤 질의응답, 토론 등의 순서로 진행됐다. 편집국 구성원의 절반 이상인 150명 가까이 참석했는데, 저녁 7시30분부터 시작된 워크숍이 자정을 넘겨 끝날 정도로 관심과 열의가 뜨거웠던 것으로 전해졌다. 미디어 전략 뿐 아니라 ‘호리병’ 형태의 조직 구조와 인력 운용 등의 문제도 거론됐다.

평가는 일단 긍정적인 편이다. 홍진수 노조 사무국장은 “회사와 기자들 각자가 갖고 있던 오해와 의혹들이 많은 부분 해소된 것 같다”면서 “이를 동력으로 삼아 기자들도 적극 의견 개진을 하는 등 활발한 참여가 이뤄질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중근 전략기획실장도 “그동안 회사 입장에선 인적·물적 자원을 투자한다고 했는데 구성원들과 공유가 되지 않은 것 같다”며 “지속적으로 소통하며 온라인 전략과 정책을 다듬어 가기로 했다”고 전했다.

하지만 “고민과 열의는 넘치되 해결책은 없다”는 지적도 나왔다. 경향신문 한 기자는 “이미 대세는 모바일인데, 모바일에 대한 언급이 없었다는 점도 걱정되는 부분”이라고 말했다.

워크숍이 끝난 뒤 조호연 국장은 이날 논의된 내용을 실행하기 위해 협의체 구성을 회사에 제안하겠다고 밝혔다. 협의체는 편집국을 중심으로 한 TF팀과 같은 형태가 될 것으로 보인다.

이중근 실장은 “이제 시작했으니 빠른 속도로 나가는 일만 남았다”면서 “중장기 플랜과 단기 플랜으로 나눠서 그동안 제기된 문제들을 최대한 신속하게 처리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김고은 기자의 전체기사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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