효자손으로도 때리지 말라

임철순 한국일보 논설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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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편을 여읜 뒤 식당 일을 하며 혼자 남매를 기르는 A씨는 하라는 공부는 하지 않고 불량 친구들과 어울려 다니는 여중생 딸 때문에 늘 속이 상해 있었다. 아무리 잔소리를 해도 듣지 않고 뻗대기만 해 A씨는 혼자 울기도 많이 했다. 어느 날 딸과 말다툼 끝에 도저히 참지 못하게 된 A씨는 파리채로 아이를 마구 때렸다. 딸내미가 울면서 대들었다. ‘내가 파리야, 파리? 왜 사람을 파리채로 때려?’ A씨는 그때 이렇게 말했다. ‘야, 이년아, 니가 그럼 효자손으로 맞으면 효자 되니? 효자 돼?’”

이 책은 평범한 일상에서 ‘위트 있는 단상들’을 골라 엮은 유머 에세이집이다. 심심풀이처럼 가볍게 던진 100편의 유머 에세이 속에 1년여의 일상과 가볍지 않은 세태 풍자가 담겼다.

‘효자손으로 때리면 효자 되냐’는 엄마의 웃지 못할 응답 속에 점점 더 자식 키우기가 어려워지는 세상의 목소리를 대입하는 식이다. 술과 더불어 지낸 기자의 일상을 반영하듯 음주 문화도 책의 단골 소재다. 갖가지 음주 풍습과 실전에서 바로 쓸 수 있는 건배사를 줄줄이 소개했다.
-열린책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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