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기획 창-해외부동산 추적보고서

제286회 이달의 기자상 기획보도 방송 / KBS 성재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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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KBS 성재호 기자  
 
국내 재벌과 주식 부호 일가에 대한 해외부동산 추적은 지난해 보도했던 국제탐사보도언론인협회(ICIJ)의 조세회피처 페이퍼컴퍼니 보도가 계기였습니다. 국내에서는 ‘뉴스타파’가 ICIJ와 단독 제휴를 통해서 국내 유명 인사들의 페이퍼컴퍼니 설립 실태를 추적, 보도해 큰 반향을 불러일으켰습니다. 그런데 한 가지 아쉬웠던 점은 이들이 조세피난처에 세운 페이퍼컴퍼니로 도대체 무슨 일을 했는지가 거의 드러나지 않았다는 겁니다.

이러한 아쉬움을 계기로 저희 취재팀은 해외 부동산에 주목했습니다. 부동산만이 사실상 제3자가 자금 흐름의 흔적을 당당히(?) 엿볼 수 있는 거의 유일한 자본 거래이기 때문입니다. 자본이 흘러가는 과정에서 주식이나 예금, 채권과 같은 금융 거래는 물론이고 상품 거래 역시 상세한 내역에 기자들이 접근하기는 매우 어렵습니다. 하지만 부동산 거래만큼만은 우리나라는 물론 거의 모든 나라에서 일반에게 공개되는 공공정보입니다.

취재팀은 우선 취재대상자 1800여 명을 선정했고, 현실적인 한계로 인해 미국 내 5개주 30개 카운티를 중심으로 이들의 부동산 거래 여부를 조사했습니다. 그렇게 해서 수백 건의 부동산 거래를 확인할 수 있었고, 문제가 있어 보이는 거래의 경우 당사자들에게 해명을 요청했습니다. 하지만 ‘오래돼 기억나지 않는다’, ‘뭐 때문에 내 뒷조사를 하냐?’며 단 한 사람도 해명에 응하지 않았습니다. 이 때문에 취재팀과 쫓고 쫓기는 우스꽝스러운 광경이 펼쳐지기도 했습니다. 물론 문제성(?) 거래들 대부분은 법적인 공소시효가 지났습니다. 하지만 처벌받지 않은 반칙은 반칙이 아닐까요? 여하튼 ‘권력과 차별에 맞서는 진실’이라는 KBS 탐사보도팀의 창립 정신을 다시 되새겨볼 수 있는 기회였던 것 같습니다.

마지막으로 ‘해외부동산 추적보고서’라는 두 차례 방송물을 만들기까지 정운기 리서처를 비롯한 KBS 탐사보도팀의 숨은 일꾼들에게 감사드리며, 특히 미국 내 부동산 취재 노하우를 아낌없이 전수해주신 안치용 선배께 다시 한 번 감사의 마음을 표합니다. KBS 성재호 기자의 전체기사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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