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존 인력 복귀 없으면 MBC 정상화도 없다"

김효엽 신임 기자회장 "파업 대체인력, 동료로 인정할 수 없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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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효엽 MBC 기자회장  
 
‘냉소, 자조, 무기력.’ 공정보도를 염원하며 벌인 170일 간의 파업 종료 이후에도 MBC 정상화는 요원하다. 지금 MBC 구성원들에게 팽배한 분위기는 이 세 단어로 표현된다. 이 시기에 선뜻 나서서 기자회장을 맡으려는 이는 없었다. 망설임 끝에 동료들의 제안을 받아들여 기자회장을 맡게 된 김효엽 기자를 14일 서울 여의도 MBC 사옥에서 만났다.

“스스로를 좋은 기자라고 생각한 적이 단 한 번도 없다. 기자들을 대표하는 일을 할 거라곤 상상조차 못 했다. 그런 내가 이 역할을 맡은 만큼 MBC 기자들이 자존심과 자부심을 되찾을 수 있도록 많이 듣고 함께 뛰겠다.”

MBC 정상화를 위해 김효엽 회장이 최우선 과제로 꼽은 건 ‘인력구조 정상화’다. 해고된 기자는 물론이고 교육발령 기간이 끝나지 않았거나 미래전략실 등 보도·제작과 무관한 부서로 발령이 나 아직도 현업에 돌아오지 못한 기자들이 많다. 기존 기자들과 갈등을 겪고 있는 계약직 기자들의 계약기간도 끝나간다. 올해 들어 회사가 강조하고 나선 ‘경쟁력 강화’, ‘시청률 1등 탈환’을 이루기 위해선 이 문제가 해결되지 않고는 불가능하다는 것이다.

김 회장은 “보도국으로 돌아온 기자들은 파업 전이나 지금이나 똑같이 출입처에 나가 맡은 일을 하지만 이전과 다른 건 ‘플러스 알파’가 없다는 점”이라며 “한마디로 의욕이 없다는 뜻”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일을 하는 모든 기자들의 가슴 한 구석엔 아직도 현업에 복귀하지 못한 동료들에 대한 안타까움이 서려 있다”면서 “그들이 돌아와야 신나게 일을 할 수 있고 모든 일에 시동이 걸리고 불이 붙을 것”이라고 했다.

MBC 기자들은 일이 손에 잡히지 않는다. 수많은 기자들이 현업에서 배제된 이유를 인정할 수 없기 때문이다. 그들의 죄라면 회사가 어려운 순간에 좀 더 목소리를 높여 몸을 던진 것 뿐이다. 기자들은 출입처만 바뀌어도 직업이 바뀐 것 같은 스트레스를 겪는다. 더 나아가 업을 빼앗긴 것과 다름없는 처지에 놓인 그들이 느낄 고통에 동료들은 예전처럼 일을 할 수가 없다.

김 회장은 지난해 대거 채용된 ‘대체인력’ 기자들도 언급했다. 지난해 파업 기간 동안 MBC는 계약직 기자를 20명 이상 채용했다. 김 회장은 “기존 기자들이 공정보도 쟁취를 위해 모든 걸 내걸고 제작거부에 나선 시점에 그 자리를 메우겠다고 들어온 사람들을 동료로 인정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방송기자는 ‘협업이 생명’이기 때문에 더 그렇다는 설명이다. 협업의 조건은 서로에 대한 신뢰다. 기존인력과 대체인력은 협업 자체가 불가능한 조합이다. 첫 단추가 잘못 끼워져서 신뢰를 가질 수 없는 사이기 때문이다. 협업이 안 되면 시너지가 생기지 않으니 좋은 콘텐츠가 나올 수 없다. 김 회장은 “이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다면 앞으로도 MBC의 경쟁력은 크게 바뀌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지난 4일 98.8%의 신임을 얻고 기자회장에 당선됐다. 1996년 MBC에 입사, 사회부·정치부·국제부 등을 거쳤고 지난 2006년엔 노조 민주언론실천위원회 간사를 지냈다. 현재 ‘시사매거진 2580’ 취재 데스크를 맡고 있다. 양성희 기자의 전체기사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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