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2016중국단기연수 하반기] - 뉴스토마토 차현정

  • 고유번호 : 25562
  • 작성자 : 관리자
  • 작성일 : 2017-02-27 13:45:47
개인적으로 중국어는 한 달 수강도 해본 적 없다. 중국시장에 대한 연구는 물론 글로벌 경제에 대한 훈련과 경험 따윈 없었다. 입사 9년차로 최근 5년을 여의도 금융투자업계 트랜드만 쫓던 터다. 단지 일상으로의 도피가 필요했다. 중국단기연수에 적임이 아닌 나의 불안감은 거기서 비롯됐다. 2016 중국 전문가 과정이 시작된 건 지난달 24일. 이희옥 성균관대 교수님과 임대근 한국외대 교수님의 '중국 국가전략'과 '중국 영화산업'에 대한 강의가 이어졌고 연수생들의 질문이 쏟아졌다. 스스로를 원망한 것도 그때부터다. 나만 동기 부여 없이 왔다는 자괴감이 밀려들면서다. 저마다 치밀한 전략을 세우고 나온 듯 보이는 연수동기생들을 보며 좌절감의 강도는 커졌다. 불안함 장애증세가 나온다. 필기노트를 들고 듣고 받아적고 별표치기를 수백번. 그쯤되니 노트에 빵꾸가 난다. 됐다. 가서 보지 뭐. 어차피 우리가 아는 중국은 없다고, 알던 중국은 거짓이라고 하지 않았나.

서울보다 기온이 2~3도 정도 낮을 거란 주변이들의 말이 무색하게 베이징은 비교적 포근하게 느껴졌다. 난방철이면 어김 없이 심각하다는 스모그로 엄청나게 고생했다는 지난 연수참가 선배의 말과는 달리 날도 맑았다. 중국 베이징에서의 일정이 시작됐다. 

국내에서 듣고 보던 것보다 중국의 사드 배치에 대한 경계감은 컸다. 진징이 북경대 교수의 '북중관계와 한반도'를 주제로 한 강의가 자극이 됐는데 그는 "중국과 한국은 갈등 이전으로 절대 돌아갈 수 없다"고 했다. 박근혜 정부의 가장 큰 실책인 사드로 한중은 갈등을 넘어서 신뢰가 무너진 상황이라고 그는 말했다. 본게임은 아직 시작도 전이라고 했다. 한중관계가 어디까지 갈지 걱정이라는 진징이 교수는 한국의 사드 철회만이 답이라고 전했다. 남북간 경제협력을 통한 시너지로 위기를 극복해야 한다고도 강조했다. 한반도의 통일이 가능하다고 보는지 묻는 질문에 돌아온 답변은 공감이 되면서도 조금은 불편했다. 그는 "70년의 간극이 너무 커 한국 정부가 원하는 개혁개방에 의한 통일은 결국 국지전을 유발할 것이다. 한반도의 통일로 남북이 동시에 환호를 보낼 가능성은 눈곱만큼도 없다는 거다"라고 말했다.

중국 공산주의청년단 기관지인 중국 청년보 방문 간담회에서도 긴장감은 읽을 수 있었다. 중국의 언론도 사드 문제는 물론 중국 배의 서해불법 어로작업문제와 같은 한중 관계에 항상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음을 강조했다. 1950년 개간해 창간한지 65년 됐다는 이 매체는 현재 구독수 1300만을 자랑했다. 이 가운데 지면구독은 100만부로 과거 400만부까지 발행하다가 인터넷 확산으로 현재 발행량은 감축한 상태. 중국 젊은세대의 시사 정치에 대한 관심, 참여도를 고취시키는데 주력한다고 소개했다. 간담회에서는 근래 중국의 취업문제와 언론계가 가진 고민 등이 우리와 동일하게 나타나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공공의 위기인 만큼 근본적인 문제를 찾을 수 있지 않을까 싶어 경청하게 됐다.

올 4월 베이징에 왔다는 신운 한국은행 베이징사무소장은 반년 넘게 중국을 들여다봤지만 여전히 생경하다며 강의 시작에 우리를 위로했다. 이어진 수업에서 왕샤오링 중국사회과학원 글로벌 연구원은 중국인이 보는 한국, 한국인 이미지 변화에 대해 정리된 추이를 가감없이 보여줬다. 중국외교부 브리핑도 참관했다. 29일 박근혜 대통령의 3차 담화에 대한 미국 일본 등 외신의 질문이 몇차례 던져졌고 겅솽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한국의 내정문제다. 적절히 처리할 지혜가 있다고 믿는다" 말했다. '철벽방어'에 능하다고 알려진 얘기가 확인됐다.  

중국의 혁신현장도 방문할 수 있었다. 중국 대표 창업카페인 처쿠카페라는 곳이었는데 베이징 중관촌 서점거리에 자리한 처쿠카페는 이미 국내와 해외에서도 주목하는 모델이다. 스타트업을 돕는 민간 인큐베이터로 해석이 됐는데 내부에 열기가 느껴졌다. 대부분이 개인투자자 참여형태로 현재까지 총 15억위안을 지원받아 100개팀 창업을 성공시켰다고 한다. 이 가운데 창신공장 등 2개사는 중국증시 상장사로 거듭났고 한곳은 미국 상장에 성공, 처쿠카페의 인큐베이터 기능을 제고시킨 결과로 이어졌다. 국내도 다양한 종류의 창업카페가 있다. 한국거래소도 지난해부터 창업부터 상장까지 이어지는 상장사다리 체계를 구축한 상태다. 하지만 진입 장벽이 전혀 없어 보이는 처쿠카페에 발길이 증가하고 있다는 얘기를 들으니 우리도 보완책 마련 등 근본적인 고민이 더 필요하다고 생각했다. 자연스레 들락날락 할 수 있도록 편안함을 통해 유도한다는 측면에서 바람직해 보였다. 

사실 연수기를 어떻게 시작해야 하나 조금 전 고민한 것 같은데 쓰다 보니 싱겁게 쓸 일이 아닌 것 같아 다시 고민이 된다. 매시간이 유익했다. 궁금함도 많아졌다. 평생을 풀어도 다 풀지 못할 숙제도 가져왔다고 생각한다. 중국에 대해 하나 모르는 무식쟁이 내가 이만큼 보고 들을 수 있게 시너지를 내준 것은 협회와 연수동기들이다. 열하정에 감사하다.


리스트

[그림의 영문, 숫자를 입력하세요]


[ 300자 이내 / 현재: 0 자 ] ※ 사이트 관리 규정에 어긋나는 의견글은 예고없이 삭제될 수 있습니다. ※ 현재 총 ( 0 ) 건의 독자의견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