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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중국단기연수 하반기] - 강원도민일보 진민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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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성자 : 관리자
  • 작성일 : 2017-02-27 13:42:45
중국과의 인연은 고교 2학년 재학시절 제2외국어를 중국어로 선택하며 시작됐다.
하지만 그게 끝이었다.
그로부터 20년 가까이 지난 오늘날까지 중국을 알고 싶다는 생각도, 중국어를 제대로 배워 볼 생각도 해 보지 않았다. 말 그대로 중국은 내 관심 밖이었다.
나는 그간 중국을 ‘공산당 일당 독재체제 국가’, ‘대부분의 분야에서 우리보다 못 사는 나라’, ‘짝퉁이 판을 치는 나라’ 정도로 인식해 왔다.
어렸을 적 ‘메이드 인 차이나(Made in China)’에 대한 인식, 어디서든 쉽게 볼 수 있지만 불량품이 많을 거라는, 막연히 저평가된 인식이 중국을 그 이상으로 생각할 수 없게 했던 또 다른 요인이었을까.
예전부터 그런 인식으로 바라봐 오던 중국이다 보니, 개혁개방 이후 현재는 미국과 함께 ‘G-2’ 국가로 부상해 세계 경제를 좌지우지하고 있다는 사실을 애써 외면하고, 중국이 우리나라의 사드배치에 반대하는 것과 그것이 국제정치의 역학관계 등에서 갖는 중요성에 대해 대수롭지 않게 여겨왔던 게 사실이다.
이런 안일한(?) 인식을 갖고 있던 나에게 어떤 보이지 않는 힘이 작용했다.
내가 몸 담고 있는 강원도민일보의 배려와 한국기자협회의 도움으로 중국에 관심을 갖고 조금 더 가까이서 들여다 볼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진 것이다.
결론부터 얘기하면, 8박 9일간의 연수를 통해 들여다 본 중국은 그동안 중국에 대해 갖고 있던 내 인식이 얼마나 안일했는지 깨닫게 해 줬다.
그것을 깨닫기까지는 그리 오랜 시간을 필요로 하지 않았다.
연수 첫 날 중국의 국가전략 강의를 통해 배운 성장유지와 체제안정을 도모하려는 중국의 ‘대전략’은 그 자체로 충격이었고, ‘독재체제’로만 인식해 왔던 중국 공산당의 엘리트 구조는 13억7000여만 명 중국 인구를 컨트롤하는 내부의 힘이 어디서 나오는지 적당히 일깨워 주기에 충분했다.
중국 경제의 역동성을 조망하고, 중국에 대한 오해와 진실 등을 살펴본 연수과정은 내가 그동안 한국인으로서 가져왔던 상대적 우월감이 오판이었다는 것을 알게 해 줬다.
중국 북경 주중한국문화원에서 2일간 청강한 북중관계와 한반도, 최근 중국경제 상황과 주요 이슈, 중국인이 보는 한국에 대한 강연 또한 20년 가까이 중국에 별 관심을 갖지 않았던 나에게 중국을 떼어놓고 한국을 생각할 수 없다는 결론에 이르게 했다.
특히 역사상 동아시아 질서 구축을 위한 전환기마다 한반도는 진원지가 됐고, 한반도를 둘러싼 중·미간 패권다툼 속에서 현재 한국은 한국전쟁 이후 가장 위험한 시기라는 점, 그리고 이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남북간 경제협력을 통해 서로 윈윈(Win-Win)해야 한다는 진징이(金京一) 북경대 교수의 강의는 우리나라 유일의 분단도인 강원도에 적을 두고 있는 나의 뇌리 속에 강한 인상을 남겼다.
한국은 중국 내 한류를 중요하게 생각하지만, 정작 중국인들은 한류를 대수롭지 않게, 단지 유행문화의 한 흐름일 뿐이라고 생각한다는 왕샤오링(王曉玲) 중국사회과학원 연구원의 언급은 ‘우리는 중국과 중국인을 잘 알고 있다는 착각속에서 살고 있다’는 서명수 대표 강연의 한 부분과 오버랩 되며 그간 나의 관점에서만 중국을 바라봐 왔던 편협함을 부끄럽게 했다.
북경과 청더(承德)에 머무는 동안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 나눈 대화는 나 자신을 되돌아볼 수 있는 소중한 시간이었다.
중국청년보, 청더방송국 등 같은 언론계에 종사하는 중국인들과의 간담회를 통해 그들이 이 일에 대해 얼마나 큰 자부심을 갖고 있는지 느낄 수 있었고, 그것은 자칫 해이해 질 수 있는 내 마음을 다 잡는 계기가 됐다.
중국내 창업의 인큐베이터 역할을 하고 있는 ‘처쿠(車庫)카페’에서 만난 청년들의 진지함과 꿈에 대한 열정은 줄곧 6~7%대의 고성장을 지속해 온 중국 경제성장의 한 축이 어디에 있는지, 앞으로 중국의 경쟁력은 무엇인지, 왜 우리가 중국을 주목해야 하는지를 생각하게 했다.
휴대폰 QR코드 인식 기능을 통해 자전거를 대여할 수 있고, 재래시장 야채·과일가게 등에서 물건을 사고 팔 수 있는 나라. 샤오미와 위쳇으로 대표되는 나라가 중국이라는 사실은 ‘메이드 인 차이나’로 중국을 막연히 저평가 해 오던 내 생각을 빠른 속도로 성장하는 IT강국이 중국이라는 곳으로 바꿔 놨다.
청더 방송국이 연암 박지원의 발자취를 조명하기 위해 청더를 배경으로한 프로그램을 준비중이라는 관계자들의 소개, 북경 내 조선족 사람들이 국내 정치상황 등에 걱정을 많이 한다는 사실 등은 그간 별 관심을 갖지 않아왔던 중국에 대한 친근감을 갖게 했다.
연수를 다녀온 지도 이틀이 지났지만 중국 정치, 경제, 사회 분야 각계 전문가들의 강의, 중국인들의 일상속으로 들어가 함께 호흡하고 생각하며 느낀 그들의 체취가 여전하다.
아직도 옷 여기저기 남아 있는 중국 특유의 향신료 냄새처럼.
중국을 더 알고 싶다는 생각도 들고, 그러기 위해서는 중국어를 다시 공부해야겠다는 다짐도 해 본다. 고교 이후 20년 만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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