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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무식의 깨달음 - 파이낸셜뉴스 정지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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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성자 : 관리자
  • 작성일 : 2017-02-27 13:38:17
[2016중국단기연수 하반기]

기자가 된 후 처음 해외출장이라는 것을 간 곳이 중국 상하이 엑스포다. 2010년 5월이다. 
당시엔 중국과 그 나라 정치, 문화, 경제에 대한 별다른 관심도 없었다. 그냥 첫 출장이라는 설렘과 중국이라는 나라에 대한 막연한 관광적인 호기심뿐이었다.
이후 몇 차례 중국 베이징과 청도, 상하이 등을 다녀왔다. 사회부에서 경제부서로 옮긴 이후 기업의 해외지사 현지 취재 등 자연스럽게 해외 출장 횟수도 늘어났다. 하지만 생각이 크게 달라지진 않았다. 중국이 미국 중심의 세계 질서에 맞서는 유일한 나라로 급성장하고 있다는 국제적 상황도 개인적으론 와 닿지 않았다. 
수년 전 베이징 특파원으로 다녀왔던 선배를 만난 것이 계기가 됐다. ‘왜 중국인가’라는 관심의 출발이다. 그 즈음 한국기자협회가 주최하는 ‘2016 중국 전문가 과정’ 신청 동보가 파이낸셜뉴스 지회장으로부터 날아왔다. 호기심반, 기회반이었다. 외면할 이유가 없었다. 거창하긴 해도 “국내엔 중국 전문기자가 부족하다”는 얘기도 솔깃했다. 
수업은 시작부터 중국에 대한 무식의 깨달음이었다. 한·중 자유무역협정(FTA)과 중국 내 한류 바람 등 덕분에 우리기업의 위상이 더욱 높아졌을 것이라고 생각했지만 아니었다. 우리나라 대표적 글로벌 기업인 삼성전자 갤럭시의 중국 지배율이 7% 이상 넘기지 못하는 구조적인 문제점을 가지고 있었다. 
최근 중국과 첨예한 마찰을 겪고 있는 ‘사드’가 일정부분 원인이 되고 있지만 전체를 설명하긴 부족하다. 
이희옥 성균관대 정치외교학과 성균중국연구소 소장은 “제품 질의 문제”라고 했다. 우리 기업의 완성품을 가지고 중국 고급품 시장에 들어가기 힘들다는 것이다. 
지금까지는 중국의 고도 성장기라는 ‘운빨’ 때문에 그나마 중국에서 한국 제품이 기를 펴고 있었다는 의미다. 여기다 중국은 그 동안의 고(高)성장기에서 벗어나 연 6.5%수준의 저상장기에 접어들 것이라는 학자들의 공통된 견해도 나오고 있다. 앞으로는 우리 기업들에게 더 어려운 시기가 올 것이라는 뜻이다. 
이 소장은 “이제는 한 번 잘 못하면(기업을 제대로 운영 못하면) 회복을 할 수 없게 될 것”이라며 “세계시장에서 한·중간 수출입구조가 유사해지면서 본격적인 경쟁국면에 진입하고 있는 것도 유념해야 한다”고 말했다. 
중국은 이 같은 저성장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이른바 ‘넥스트 차이나(Next China)’, ‘바이 차이나’(By china)를 꿈꾸고 있다. 불가리아나 폴란드 등에 새로운 중국을 만들어 다시 발전하자는 중국의 국가전력이다. 아울러 자원집약형에서 기술 집약형 스마트 제조 강국으로 탈바꿈하는 것을 골자로 한 중국의 13차 5개년 계획도 눈여겨봐야 할 ‘대륙 정복’의 핵심 대목이다. 
중국공산당 엘리트 구조도 흥미로웠다. 흔히 알고 있는 공산당과는 다른 중국만의 체계라고 이해된다. 중국은 시진핑 국가주석을 중심으로 리커창 총리, 장더장 전국인민대표대회 상무위원장, 위정성 전국인민정치협상회의 주석, 류윈산 중앙서기처 서기, 왕치산 중앙기율검사위원회 서기, 장가오리 상무부총리 등 상무위원 7명이 지배하는 중국 공산당 사회다. 
같은 상무위원이라도 계급구조는 명확했다. 시진핑과 리커창, 장더장이 핵심 중의 핵심이며 나머지 4명은 이들을 보좌하는 식이다.  
상무위원 다음엔 정치국원 25명→중앙위원205명(171명)→당대표 2270명 등이 차례대로 존재한다. 정치국원 1명, 못해도 중앙위원 1명만 알고 지내도 대단한 끈을 잡고 있다는 것이 6교시 강사인 양갑용 성균중국연구소 교수의 얘기다.
중국 베이징 현지에선 진징이 북경대 교수의 ‘북중관계와 한반도’, 신운 한국은행 중국사무소장의 ‘최근 중국경제 상황과 주요 이슈’, 왕샤오링 중국사회과학원 글로벌 연구원의 ‘중국인이 보는 한국, 한국인 이미지 변화’ 등의 강의가 계속됐다. 강의는 주중한국문화원에서 이뤄졌다. 
현지 첫 수업인 진징이 교수의 강의는 한마디로 요약을 하면 ‘한국과 북한, 일본, 중국은 동북아시아 국가인데 왜 한국은 미국과 우호에 더욱 신경을 쓰는가’였다. 이는 곧 ‘사드’로 연결됐다. 쉽게 말해 미국을 배제하고 동북아국가끼리 뭉치자는 것이다. 물론 그 중심은 일종의 중화사상, 즉 중국이었다. 철저한 중국인의 시각이다. 
진 교수에 따르면 남북한을 포함한 한반도는 지리적(자연), 시대적 배경, 대국의 요소 등 지정학적으로 동북아의 핵심지역이다. 5차례의 중일전쟁, 러일전쟁, 한국전쟁 등이 모두 사실상 한반도에서 일어났다. 한반도가 지정학적으로 핵심이라는 것을 방증하는 사례라고 진 교수는 밝혔다. 
진 교수는 미국도 마찬가지라고 했다. 한국이나 일본에 미국을 주둔시키고 끊임없이 북핵 문제를 꺼내드는 이유가 한반도의 지정학적 위치를 고려한 것이라는 논리다. 중국 견제도 용이하다. 진 교수는 “한반도를 지배하면 동아시아의 패권을 가져갈 수 있다는 게 미국의 속셈”이라고 말했다. 
문제는 한국전쟁 이후 이런 정책으로 미국이 이미 동아시아에서 지배력을 상당히 차지하고 있다는 점이다. 미국 입장에선 더 이상 북핵이나 한반도 긴장관계가 필요 없기 때문에 북한의 붕괴도 상관없는 상황까지 왔다. 사드도 이 같은 일련의 계획의 일부라며 상대국은 북한이 아니라 중국이라고 진 교수는 강조했다. 
진 교수는 그러면서도 중국의 진실된 속마음은 드러내지 않았다. 중국 또한 노리고 있는 것이 확실한 동아시아의 패권이다. 대신 한국인이 듣기 좋아 하는 말을 남겼다. 진 교  수는 “한국에서 시위(촛불집회)하는 것을 보면서 희망은 있다고 봤다. 민중이 나라를 바꾸는 것이고 한국의 저력은 거기에 있다”고 말했다. 
단기연수라고 마냥 강의실에서 따분한 공부만 한 것은 아니었다. 중국 공산당 기관지 ‘중국 청년보’와 ‘승덕방송신문사’ 방문 견학도 프로그램에 포함돼 있었다. 기자협회 주최가 아니었다면 체험하기 힘든 것들이다. 
이 밖에도 연수기간 내내 먹었던 중국 음식, 베이징의 지독한 스모그, 건조한 날씨 탓에 곳곳에서 발생했던 정전기 등도 출장과 구분되는, 빼놓을 수 없는 연수만의 독특한 경험이다.   
10여일간 일상으로부터 일탈. 착실한 준비를 거친다면 그 일탈 기간이 좀 더 늘어나지 않을까하는 욕심을 조심스럽게 해본다. 물론 그렇게 된다면, 그 밑거름은 기협의 ‘중국 단기연수’라고 자랑스럽게 얘기하겠다. 소중한 기회를 준 기협과 정규성 기협회장께 이 자리를 빌려 다시 한 번 감사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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