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시끄럽고 불결한 중국…강하고 자신감 있는 중국 - 뉴시스 표주연

  • 고유번호 : 25547
  • 작성자 : 관리자
  • 작성일 : 2017-02-27 11:36:02
[2016중국단기연수 상반기] 

중국은 처음이었다. 일본과 함께 세계에서 가장 가까운 나라. 중국 연수에 앞서 강의에서 슈퍼차이나연구소 서명수 대표는 이렇게 말했다. "세계에서 중국을 무시하는 유일한 나라가 한국이더라" 

실제로 그랬다. 사업 파트너로 중국을 오래 겪어본 사람이나, 중국을 연구하는 학자들은 진면목을 제대로 보고 있겠지만 대다수 한국인들은 그렇지 않다. 한국인이 중국과 함께 연상하는 것은 싸구려 공산품과 농식품, 그리고 시끄럽고 무례하다는 정도가 아닐까. 

 중국이 세계의 G2로 미국과 어깨를 나란히 하는 강국으로 성장한 지금에도 한국인들의 이런 인식은 크게 바뀌지 않고 있고 있다. 

 중국은 세계에서 가장 오랫동안 '최강'의 자리를 지켜온 나라다. 지배층이 몽골이거나 여진족일 때도 있었고, 한족이 지배할 때도 있었지만 중국이 '중원'이라고 부르는 거대한 땅덩어리에 자리잡은 제국은 수천년 동안 세계의 최강대국이었다. 중국이 세계의 초강대국 지위를 잃어버린 것은 최근 100년의 일이다. 서양과의 충돌이었던 아편전쟁, 동아시아의 충돌인 청일전쟁에서 각각 패하면서 중국은 초라하게 세계무대에서 고개를 숙이고 내려와야 했다. 우리가 개발도상국이라거나 후진국이라고 부르는 중국은  그때부터였다. 결국 고개를 숙인 중국의 모습은 최근 100년이 채 되지 않았다는 이야기다. 

 지금 중국의 모습은 어떨까. 다시 우스갯소리 하나를 소개한다. 세계에서 가장 많이 쓰인 영어 단어는 무엇일까. 많은 사람들이 'LOVE'라고 답한다. 답은 'Made in China'라고 한다. 우스갯소리지만 상당히 의미있는 이야기다. '세계의 공장'으로 불리는 중국의 위상을 잘 표현해주는 말이 아닌가 싶다. 

 앞서 이야기했듯이 우리는 중국에 대해 서울 명동과 제주도에서 보는 중국인의 이미지를 생각한다. 시끄럽고, 무례하며, 불결하다. 

 실제 중국은 어떨까. 일부 맞는 이야기였다. 시끄러웠고, 불결했다. 중국의 수도 베이징은 거대한 도시였다. 인구가 2800만명이란다. 왠만한 나라의 인구와 비슷한 인구가 한개 도시에서 살고 있었다.

 그래서일까. 단언컨데 내가 겪어본 모든 도시 중에 베이징의 교통체증은 최악이었다.  베이징에 머무는 4일 동안 자동차가 제 속도를 낸 적은 한 번도 없었으며, 보통 약 5km 정도를 이동하는데 30분에서 한시간 남짓이 걸렸다. 그리고 도로는 늘 시끄러웠다. 경적을 쉴 새 없이 울려대기 때문이었다. 꽉 막히는 도로에서 경적을 울린다고 빨리 갈 수 있는 것이 아니지만 중국 운전자들은 너나할 것 없이 경적을 울렸다. 

 재미있는 점은 도로가 유명 외제차의 전시장에 가까웠다는 것이다. 폭스바겐, 아우디 등의 해외브랜드의 자동차가 절반 이상을 차지했다. 생각해보면 웃긴 일이었다. 지독한 교통체증으로 시속 10km 내외도 내기 어려운 곳에서 고급 승용차가 즐비하게 늘어서 있는 셈이다. 그것도 마구 경적을 울리면서. 번쩍이는 외제차량이 꽉 막힌 도로에서 경적을 마구 울리고, 그나마도 보행자를 배려하지 않고 지나가는 모습은 현재 중국의 모습과 비슷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세계의 공장’으로 불리며 자동차와 전자제품 등의 제품을 쏟아내고, 상당수의 국민이 강력한 구매력을 자랑하는 나라. 그러나 그것이 전체 국민의 경제적, 문화적 수준은 아닌 나라였다. 

 중국의 외교부에서 연수단은 중국 외교부의 브리핑을 참관할 기회가 있었다. 오후 2시께에 진행된 이 브리핑은 루캉 중국 외교부 대변인이 주재했는데, 미리 정해진 발표 내용과 주제도 없이 자유롭게 궁금한 것을 묻고 답하는 형식으로 진행됐다. 우리나라 외교부에서 진행하는 정례브리핑과 백브리핑을 합쳐놓은 것과 비슷한 형태였다.

 이때 기자실은 세계 각국의 기자 30여명이 자리했다. 한국의 기자실에서 이처럼 많은 세계 각국의 기자들을 보는 것은 상상할 수 없는 일이었다. 게다가 이 브리핑은 특별한 발표 내용이 있는 자리도 아니었다. 매일 정례적으로 하는 질의응답에 불과했다. 

 브리핑이 끝난 뒤에는 루캉 대변인과 간단한 간담회를 가졌다. 가벼운 마음으로 시작한 자리였는데 의외로 무거운 주제의 대화가 오고갔다. 중국 어선의 불법조업, 사드 배치, 중국발 미세먼지 등의 내용이었다. 대부분의 외교관들이 그렇듯이 루캉 대변인은 한국 기자들의 질문을 교묘히 피해갔다. 원론적이거나 애모호한 답변을 하는 식이었다. 기사를 목적으로 미리 준비된 간담회가 아니었기 때문에 다소 성의없는 답변을 늘어놓는다고 해도 이해할 수 있는 일이었다. 

 그러나 '국익'과 관련된 몇몇 사안에 대해서는 대단히 단호했다. 사드의 한반도배치에 대해 "미국이 미사일을 배치하는 것을 단호히 반대"한다거나, 중국어선의 불법조업에 대해 "우리 국민이 다른 나라에 가서 생산, 조업을 할 때는 현지의 법을 지켜야한다"면서도 "우리 국민이 징벌을 받을 때는 우리 국민의 이익을 보호하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하는 식이었다. 

 류캉 대변인의 마지막 멘트도 비슷했다. 간단히 정리하자면 "내가 한국 기자들에게 상당한 관심을 갖고 잘 챙겨주는 것처럼, 중국기자들도 한국에서 같은 대접을 받기를 원한다"라는 말이었다. 대화 내내 류 대변인은 여유와 자신감을 보였고, 한국기자들의 예고되지 않은 무거운 질문에 대해 현명하고도 단호하게 대답했다. 

 중국이라는 거대한 나라를 이해하는데 4일은 너무 짧았던 것 같다. 다만 중국이라는 거대한 나라의 수도가 어떻게 생겼는지, 그들이 어떻게 살고 있는지는 살짝 엿볼 수 있는 기회가 되었다.  



리스트

[그림의 영문, 숫자를 입력하세요]


[ 300자 이내 / 현재: 0 자 ] ※ 사이트 관리 규정에 어긋나는 의견글은 예고없이 삭제될 수 있습니다. ※ 현재 총 ( 0 ) 건의 독자의견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