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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의 독단적 방안, 언론계 협의 뒤 확정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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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성자 : 관리자
  • 작성일 : 2007-05-22 17:17:57
정부의 독단적 방안, 언론계 협의 뒤 확정하라


정부가 22일 내놓은 ‘취재지원시스템 선진화방안’을 발표했다. 그러나 선진화와 지원에 대해서는 한 눈에 쏙 들어오는 게 없다. 정부의 일방적 편의주의만 눈에 띌 뿐이다. 정부가 왜 그렇게 핵심 본질도 아닌 브리핑룸과 기사송고실 문제에 집착하는지 이해할 수가 없다.

우리는 그간 취재 보도 관행에 전혀 문제가 없었다고 보지는 않는다. 출입기자단, 출입기자제는 낡은 관행이며 문제가 있다는 지적에 대해 공감하고 있다. 그 밖에 다른 문제가 있다면 개선해야 되고 당연히 고쳐야 한다고 본다. 이른바 기자실 담합에 대해서는 이전에도 밝혔거니와 존재하지도 않는 기자실에서 무슨 담합이 있는가고 여전히 의문을 갖고 있다. 기사송고실 또는 브리핑룸에서 기사 담합이 이뤄진 사례가 있다면 정부가 밝혀주길 바란다.

현재 논란의 핵심은 정보 공개의 활성화이지 브리핑룸이나 기사송고실을 줄이고 폐지하는 것이 아니다. 기자가 기사를 쓸 만한 충분한 정보를 획득할 수만 있다면 브리핑에 오라고 해도 갈 필요를 느끼지 못할 것이며 굳이 송고실에 들러 기사를 작성할 이유도 없다.

정부는 이번에 정보 서비스 강화를 위해 전자브리핑 제도를 도입할 예정이고 정보공개법 개정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이것들은 우리 손에 쥐지 못한 희망 사항에 불과할 뿐이며 당장 브리핑룸을 찾아 이리저리 헤메고 다녀야 하는 것은 두 달 뒤면 닥칠 엄연한 현실이다.

정보화 시대라고 하지만 가장 정확한 의사소통 수단은 대면접촉이다. 현장을 떠나지 말라는 금언은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기자들이 잊지말아야 할 금언이다. 왜 이렇듯 기를 쓰고 현장과 기자를 격리시키려 하는지 알 수 없다. 정보공개법을 개정한다고 하나 이 역시 우리로서는 안심할 수 없다. 아무리 훌륭한 법이 있어도 운영하는 주체의 마음가짐이 중요하다는 것은 정보공개법이 제정된 이후 과거 10년 간 실적을 봐도 잘 알 수 있다.

정부는 언론계와 관련된 중요 사안을 충분한 의견 수렴없이 결정하고 공표했다. 이는 일방적이고 독단적이다. 방안 수립 과정에서 언론계, 학계 등을 대상으로 여론수렴을 했다고 하나 그 당시에는 정부의 안이 없는 상태였다. 정부 안을 내놓고 찬반 의견을 물었어야 하는 것 아닌가.

또한 정부 안에 따르더라도, 정보 공개법을 개정하고 전자브리핑 제도를 시행해 보고 난 뒤에 합동브리핑센터나 기사송고실 축소 폐지를 논의하는 것이 순서가 아닌가. 브리핑 다운 브리핑을 하는 것도 마음만 먹으면 지금 당장 시행할 수 있을 것이다.

우리는 정부 당국이 언론계, 학계, 관계자들과 정부 안을 놓고 협의할 것을 요구한다. 정부 안의 무조건 수용을 언론계에 강요한다면 권력 간의 견제와 균형이라는 민주정부의 대원칙과 지금껏 표방해 온 참여정부의 위상을 스스로 무너뜨리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

아울러 우리는 취재 보도 활동을 심각하게 제약하는 국가보안법의 철폐를 다시금 주장한다. 정부가 모범 사례로 제시한 이른바 선진 국가 어느 곳에도 사상과 양심, 표현의 자유를 억압하는 법제를 유지하는 나라는 없다. 국가보안법은 시대를 거스르는 악법일 뿐만 아니라 언론자유와 취재활동을 막는 최대의 적이라는 것을 다시 한번 강조한다.

2007년 5월 22일
한국기자협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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