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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론본부> 이 대통령 취임사에 담긴 대북정책은 DJ, 노 대통령에 비해 매우 소극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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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성자 : 관리자
  • 작성일 : 2008-02-27 16:54:03
논평 - 이 대통령 취임사에 담긴 대북정책은 DJ, 노 대통령에 비해 매우 소극적이다

대통령 취임사는 세계가 주목한다. 그래서 거기에 담긴 내용에 모두가 주목한다. 이명박 대통령의 대북정책 기조가 지난 25일의 취임사에 언급되었다. 북핵문제 해결을 선결과제로 제시한 그것은 대선 과정에서부터 언급한 것을 되풀이한 것에 불과하다. 김대중, 노무현 전 대통령이 취임사에서 밝혔던 적극적인 대북 정책 기조와 큰 차이가 난다. 이 대통령은 취임 전까지 강조했던 한‧미‧일 3국 동맹 강화는 취임사에서 언급치 않았다.

이 대통령이 8천7백여 자로 된 취임사에서 가장 많이 사용한 단어는 ‘선진’ 15번, ‘기업’ 14번, ‘경제’ 11번, ‘발전’ 10번, ‘변화’ 6번, ‘실용’ 5번이다. 노무현 전 대통령은 5121자의 취임사에서 ‘평화’라는 단어를 18번 사용했었다(중앙일보 2월 26일). 이 대통령과 노 전 대통령의 주요 정책 방향이 어떻게 차이가 있는지 드러나는 부분이다.

이 대통령은 취임사에서 ‘통일’ 5번, ‘북한’은 3번만 언급했다. 그것도 연설문의 거의 뒷부분에서였다. 이에 비해 노무현 16대 대통령은 취임사에서 동북아 시대의 번영과 한반도 평화, 북핵 문제를 전면에 부각시켰다. ‘동북아’란 말이 18번 반복됐고, ‘북한’은 10번 등장했다(조선일보 2월 26일). 이 대통령의 취임사에 나온 대북정책 관련 언급은 다음과 같다.

남북통일은 7천만 국민의 염원입니다.
남북관계는 이제까지보다 더 생산적으로 발전해야 합니다.
이념의 잣대가 아니라 실용의 잣대로 풀어가겠습니다.
남북한 주민이 행복하게 살고
통일의 기반을 마련하는 것이 우리의 목표입니다.

‘비핵 개방 3천 구상’에서 밝힌 것처럼,
북한이 핵을 포기하고 개방의 길을 택하면
남북협력에 새 지평이 열릴 것입니다.

국제사회와 협력하여 10년 안에
북한 주민 소득이 3천 달러에 이르도록 돕겠습니다.
그것이 바로 동족을 위하는 길이고
통일을 앞당기는 길이라고 생각합니다.

남북의 정치 지도자는
어떻게 해야 7천만 국민을 잘 살게 할 수 있는가,
어떻게 해야 서로 존중하면서 통일의 문을 열 수 있는가,
하는 생각들을 함께 나누어야 합니다.

이런 일을 위해서라면,
남북 정상이 언제든지 만나서
가슴을 열고 이야기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 기회는 열려 있습니다.
이상에서 본 바와 같이, 이 대통령의 대북 정책 기조는 “이념의 잣대가 아닌 실용의 잣대로 풀어가겠다”는 말로 요약된다. 보수적 시각에서는 이 대통령의 이런 언급을 “10년 진보 정권에서 ‘우리 민족끼리’로 상징됐던 이념(민족) 대신 북한만 아니라 남한의 손익까지 따지는 경제 논리가 새 잣대가 될 것을 예고했다”고 풀이 했다.

이 대통령은 북한에 선(先) 핵 폐기·개방을 요구했다. 그래야 10년 안에 북한 주민 소득을 3천달러로 만들기 위한 남북 협력의 길이 열린다고 했고 그 방식은 “국제 사회와의 협력”이라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어떻게 해야 7천만 국민을 잘살게 할지 남북 정상이 언제든지 만나 가슴을 열고 이야기해야한다” 고 말했다. 3차 남북 정상회담 가능성은 열어 놓은 것이다.

한편 김대중 전 대통령은 1998년 대통령 취임식 때 남북 정상회담을 위한 특사 교환을 제의했고, 노무현 전 대통령은 대북 화해·협력 정책 유지를 천명했었다.
이 대통령은 취임사에서 추상적으로 언급한 대북정책을 대통령 취임 직전 외국 언론들과의 회견에서 좀 더 구체적으로 밝혔다. 이 대통령은 주간 뉴스위크지와의 회견에서 “국내 정치용으로 남북 정상회담을 개최하지 않겠다. 개성공단은 유지하겠지만 북이 비핵화에 진전을 보이지 않으면 공단은 확대되지 않을 것이다. 북이 핵을 보유하는 한 우리는 통일을 추구하지 않겠다” 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다른 미국 매체와의 회견에서는 “북이 핵을 보유한다면 남북은 공동번영이나 통일을 추구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이처럼 대통령은 취임사에서보다 훨씬 구체적으로 향후 남북관계에서의 전제 조건을 밝힌 것이다.

이명박 대통령이 취임사에서 밝힌 대북정책과 함께 주목되는 것은 새 정부의 외교 방향이다. 그것은 ‘글로벌 외교’로 압축된다. 그는 주변 4강에만 편중되지 않고 지구촌 구석구석으로 외교의 지평을 넓히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한·미 동맹의 발전·강화와 일본·중국·러시아와의 협력 강화를 밝혔는데 이는 그가 대선 과정에서 강조했던 한·미·일 공조 강화와 차이가 있다. 한·미 동맹을 최우선시하겠다는 표현이 취임사에 들어가지 않은 것은 중국·러시아와의 관계를 배려한 것으로 해석된다. 이명박 정부의 통일정책에서 남측 정부의 적극적 역할이 생략되어 있는 데 대해 한 시민사회단체의 지적은 매우 타당하다. 통일시대평화누리는 성명을 통해 새 정부는 과거 DJ, 노무현 정부의 대북정책을 계승 발전시켜야한다고 주장했다. 6.15공동선언과 2007남북정상선언은 7.4남북공동선언, 91년 남북기본합의서를 바탕으로 역대 통일정책의 모든 성과를 계승 발전시켜낸 것이기 때문에 이명박 정부 역시 국민의 정부, 참여정부의 통일정책 성과를 계승 발전시켜야한다는 것이다. 나아가 남북문제와 대북사업은 민족 재통합 관점에서 접근하고 촉구해야 한다는 원칙을 제시했다.

이 단체는 ‘비핵개방 3천’ 구상에 대해서도 “북 핵문제는 이미 6자회담 과정에 따라 차례로 풀려 나가는 것”이라며 “핵무기 완전폐기를 대북 경협 조건으로 강하게 주장하는 것은 자칫 지금까지 통일성과를 원점으로 되돌려 놓을 위험이 있다”고 지적했다.

이 단체는 “앞으로 5년은 이미 이룬 남북 합의사항을 완수해 내기에도 긴 시간이 아니다”라며 “철도, 고속도로 항만, 광산 개발 등을 기동성 있게 추진하면서, 신뢰를 바탕으로 독창성 있는 사업을 합의 추진하면 적잖은 통일정책 성과를 낼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상에서 이 대통령의 대북정책 관련 취임사와 시민사회단체의 성명 등을 살펴보았다. 이 대통령의 대북관과 외교관이 미세하나마 변화를 보이고 있는 점을 살필 때 그의 대북정책이 고정불변할 것으로는 보이지 않는다. 대통령 취임식 다음날 평양에서 미국 뉴욕필하모닉 오케스트라의 연주회가 전 세계에 동시 중계되면서 국내외 언론의 북한 관련 보도가 급증했다. 이에 따라 북미관계 개선의 계기가 되어야 한다는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북한도 얼마 전 영변핵시설 불능화 장면을 미국 측에 전격 공개하는가 하면 북에 대한 중유 지원 지연 때문에 北의 핵 연료봉 제거가 늦춰지고 있고, ‘행동 대 행동’의 원칙에서 미국의 북한 테러지원국 명단 삭제 없이 북의 완전한 핵 신고는 없다고 밝히는 등 10.3 합의 이행에 적극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다. 이처럼 주변 정세는 하루가 다르게 변하고 있어서 이 대통령도 대북정책에서 어떤 변화를 보일 가능성은 존재한다.

이 대통령은 현재 진행되고 있는 남북 교류협력이 갖고 있는 평화 보장과 경제적 가치를 직시해야 한다. 남북이 전쟁 위기 속에 대치했을 때의 민족적 부담과 평화공존을 약속한 상황에서의 생산성을 엄정하게 비교 평가해야 한다. 그러면 남북이 적극적으로 평화통일을 향해 노력하는 것이 얼마나 타당한 것인가는 자명해진다.

2008년 2월 27일

6.15공동선언실천 남측위원회 언론본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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