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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일보 경영진의 편집권 유린 사태에 대한 철저한 진상규명과 반성을 촉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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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성자 : 관리자
  • 작성일 : 2008-02-26 14:07:40
국민일보 경영진의 편집권 유린사태에 대한 철저한 진상규명과 반성을 촉구한다

제17대 이명박 대통령이 취임한 오늘, 진실을 보도할 기자의 권리와 진실을 접해야할 국민의 알 권리가 무참히 짓밟힌 사태앞에 우리는 분노하지 않을수 없다.

국민일보는 지난 21일 이명박정부의 청와대 사회정책수석으로 내정된 박미석 숙명여대 교수의 논문 표절 의혹을 단독보도했다. 국민일보는 과거 김병준 교육부총리나 이필상 고려대 총장의 논문 표절 의혹때도 치밀하고 성역없는 취재와 보도를 통해 언론의 본분을 일깨워준바 있다. 그런 점에서 국민일보의 이번 보도 역시 거의 모든 언론들이 인용 보도하는 등 뜨거운 반향을 불러일으켰다.

그러나 첫 특종을 잇는 후속보도가 이어지지 않으면서 궁금하던터에 당연히 국민일보 지면에 소개됐어야 할 또다른 특종기사가 사장의 지시로 실리지 않는 사태가 발생했다는 사실을 접하게 됐다. 결과적으로 진실을 알리고자 하는 기자에게 재갈을 물리고 펜을 뺏은, 참담한 일이 아닐수 없다.

전국언론노동조합 국민일보지부는 지난 22일 온라인 대자보를 통해 “대통령직인수위원회나 박 내정자의 반론을 재반박하거나 무력화시킬수 있는 후속기사도 준비했지만 끝내 나가지 못했다”면서 “조민제사장의 지시때문이었다”고 밝혔다. 그리고 “노조가 파악한 바로는 이명박 당선인측에서 21일 조민제 사장에게 전화를 걸어 후속 기사를 보도하지 말아달라고 요청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편집권 침해사태에 대한 전말 공개와 박 내정자 관련 후속기사를 즉각 지면에 게재할 것 등을 요구했다.

조사장은 노조의 이같은 요구에 대해 지난 24일 내부 인트라넷에 올린 글에서 자신이 전화를 통해 기사를 게재하지 말 것을 지시한 사실을 인정하면서도 전적으로 자신의 양심과 판단에 따라 내린 결정이라고 주장했다고 한다. 이 과정에서 조사장이 논문표절 의혹보도는 국민일보 정체성과 맞지 않는다고 해명했다고 하는데 이는 언론사 사장으로서의 자질을 의심케하는 해괴한 발언이 아닐수 없다.

우리는 특히 국민일보 노조가 25일 조사장의 글을 반박하며 올린 공개질의서에서 소개한 조사장의 발언을 주목한다. 조사장은 지난 2월 18일 노조와의 만남에서 “이명박 당선인쪽에서 ‘국민일보가 우리랑 같은 편인줄 알았는데, 그런 것 같지 않다’며 항의전화가 많이 온다”는 말도 했다고 한다. 이미 대통령직 인수위 활동에서 보듯 대선 승리이후 살아있는 권력으로 정권을 잡다시피한 그들의 ‘항의’는 진실보도, 정론보도를 포기하라는 압력이자 협박과 다를바 없다.

우리는 이번 사안이 결코 특정인의 유감표명 등으로 흐지부지되어서는 안될, 언론자유를 위협하는 엄중한 사태로 규정한다. 정치권력이 언론사를 입맛에 따라 편가름하고 자신들의 치부를 드러내는 기사가 나가지 않도록 압력과 협박을 가하는, 엄혹한 독재시절로의 회귀를 예감하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박 내정자의 논문 표절 의혹과 관련한 국민일보의 후속 기사는 즉각 지면에 게재돼야 한다. 최고 권력자의 주변과 관련된 사안일수록 더더욱 추상같이 사실을 전하고 진실을 알려야 하는 기자정신을 그 어떤 이유로도 굴복시키려 해선 안된다.

또한 국민일보 노조의 요구대로 이번 사태에 대한 철저한 진상규명과 함께 조민제사장이 편집권 침해에 대해 분명한 책임을 질 것을 요구한다. 더불어 사장의 전화 한 통화로 일선 기자들의 소중한 특종기사가 누락되는 사태를 방조하고 이를 막아내지 못한 편집인과 편집국장도 즉각 사퇴하는 것이 도리라고 본다.

우리는 이 엄중한 사태를 권력에 대한 감시와 비판, 견제가 이 시기 한국 언론과 기자들의 절실한 과제임을 뼈저리게 확인하는 계기로 삼을 것이다.


2008년 2월 25일
한국기자협회 자유보도분과위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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