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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기 정부의 섣부른 미디어 구도 개편 논의를 경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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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성자 : 관리자
  • 작성일 : 2008-01-09 17:12:06
차기 정부의 섣부른 미디어 구도 개편 논의를 경계한다

-인수위의 미디어정책 발언을 바라보는 한국기자협회의 입장-


이명박 대통령 당선인 진영의 주요 인사들이 미디어 구도개편과 관련한 발언을 거침없이 쏟아내고 있다. 대통령직인수위원회도 미디어정책 전반을 뒤엎을 듯한 기세로 각 부처에 주문을 쏟아내고 있다.
최근 언론보도를 보면 새 정부 출범과 함께 즉각 신문과 방송의 겸영이 전면 허용되고, 공영방송이 민영화돼 당장이라도 거대 복합미디어그룹이 등장할 것 같은 착각마저 주고 있다.
우리는 이 같은 상황을 우려스러운 시선으로 지켜보면서 인수위와 차기 정부에 진지하게 충고하고자 한다.
현재의 미디어 관련 법제는 제5공화국의 언론기본법이 해체된 뒤 방송법과 정간법 체제를 거쳐 99년 방송개혁위원회의 논의 끝에 통합방송법으로, 언론개혁 논의와 여야간 합의 속에 2005년 신문법으로 재편된 것이다.
물론 급변하는 현실에 맞도록 하고 미래지향적으로 바꾸기 위해 재검토를 하는 것은 당연히 필요한 일이다. 그러나 그동안의 숱한 논의와 여야 합의 절차를 갑자기 모두 무효화하고, 불도저처럼 밀어붙여 완전히 새 판을 짜겠다고 하는 태도는 바람직하지 않다.
현행 제도의 공과를 엄정하게 재평가한 뒤 현재 상황에서 꼭 지켜나가야 할 가치는 무엇인지, 미래산업의 동력을 마련하기 위해 추구해야 할 방향은 무엇인지 신중하게 검토하고 광범위한 의견을 수렴해 결정해야 한다. 인수위의 몇몇 전문위원이나 자문위원의 머릿속에서 나온 구상이 마치 새 정부의 확고한 정책방향인 것처럼 포장돼서는 안된다.
미디어 관련 이슈들은 하나하나가 긴밀한 연관관계를 갖고 있다. 신문시장, 겸영, 민영화, 방통 융합 기구 등은 종합적으로 따져보고 문제를 풀어가야지 단발적으로 즉흥적으로 해결할 수 없다.
또한 언론정책은 전리품이 아니다. 당선인 진영도 점령군이 아니다. 대통령선거에서 승리했다고 해서 독립성과 공공성을 보장해야 할 언론기관의 위상을 뒤흔들고 논공행상 식으로 언론정책을 좌지우지할 수 없다.
공공성과 여론 다양성, 독립성을 보장한 상태에서 경쟁력을 강화하고 관련 산업을 진흥하는 방향으로 논의가 진행될 수 있도록 차기 정부는 보다 신중한 자세가 필요하다. 인수위는 순조로운 정권 이양을 준비하고 새 정부의 정책과제를 점검하는 등 고유 업무에만 더욱더 충실해야 한다.
언론도 인수위 관계자들의 발언을 여과 없이 단순 중계하거나 자사이기주의에 따라 침소봉대해 혼란을 부추기는 일을 삼가주기 바란다



2008. 1. 9. 한국기자협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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