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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 이사회의 정 사장 해임제청은 ‘방송 쿠데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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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성자 : 관리자
  • 작성일 : 2009-02-25 14:14:36
KBS 이사회의 정 사장 해임제청은 ‘방송 쿠데타’이다

KBS 이사회가 8일 정연주 사장 해임제청안을 의결했다. 일부 이사들이 퇴장한 가운데 경찰의 호위를 받으며 임기가 보장된 공영방송사 사장의 퇴진을 결의한 것이다.

우리는 KBS 이사회의 이번 의결이 원천적으로 무효임을 선언한다. 현행 방송법에 따르면 KBS 이사회는 KBS 사장의 임명제청 권한만 갖고 있을 뿐 해임제청권은 없다. 대통령 역시 이사회의 제청으로 KBS 사장을 임명할 수 있으나 해임 권한은 없다는 게 지배적인 해석이다.

KBS 이사회는 5일 감사원이 감사 결과를 발표하며 정 사장 해임을 요구하자마자 기다렸다는듯이 임시이사회를 열어 해임제청안을 의결했다. 그러나 감사 결과를 두고 논란이 일고 있을 뿐 아니라 그 자체가 해임 사유에 해당한다고 보기 어렵다.

더욱이 KBS 이사회는 해마다 KBS의 예산 및 결산 등을 심의 의결해왔다는 점에서 경영 적자 등을 이유로 해임제청을 하는 것은 자가당착이다.

이명박 정부는 정연주 사장을 퇴진시키기 위해 감사원, 검찰, 방송통신위원회, 교육부 등을 동원해 전방위 압박을 가해왔다.

방송의 독립을 수호해야 할 최시중 방통위원장이 정 사장을 만나 퇴진을 종용하는가 하면 유재천 KBS 이사장도 정 사장에게 퇴진을 권유했다. 또 이사회의 수적 우위를 확보하기 위해 교육부를 앞세워 신태섭 이사를 동의대에서 해임시키는가 하면 감사원은 보수단체의 감사청구를 전격적으로 받아들여 표적 감사를 해왔다. 여기에 경찰도 가세해 7일 ‘공영방송 사수 및 방송장악 규탄 촛불문화제’ 참가자들을 연행한 데 이어 8일 KBS 본관에 진입해 이사회 개최를 저지하려는 KBS 직원들을 밀어냈다.

방송법 제46조 1항은 “공사(KBS)는 공사의 독립성과 공공성을 보장하기 위하여 공사 경영에 관한 최고의결기관으로 이사회를 둔다”고 규정하고 있다. 그러나 KBS 이사회는 KBS의 독립성과 공공성을 보장하기는커녕 권력의 의도에 순응해 스스로를 거수기로 전락시키면서 불법적이고도 반역사적인 의결을 한 것이다.

우리는 이명박 정부가 초법적으로 권력기구들을 동원하고 이사회를 내세워 KBS 사장을 교체하려는 의도가 방송을 장악해 권력을 유지하려는 욕심 때문이라고 판단한다.

그러나 그 기도는 결코 성공하지 못할 것이다. KBS 사장을 권력의 입맛에 맞는 인물로 교체하는 순간부터 KBS 내부의 격렬한 저항에 부딪힐 것이며, 현업 언론인단체와 시민단체들은 물론 시청자들도 좌시하지 않을 것이다.

우리는 KBS 이사회와 현 정부에 요구한다. 불법적인 해임제청안을 즉각 철회하고 정 사장에 대한 퇴진 압력을 거둬들여라. 만일 정부가 방송 장악 기도를 멈추지 않는다면 우리는 이명박 정부를 언론 탄압 정권으로 규정하고 IFJ(국제기자연맹)와 국내 현업 언론인단체 등과 연대해 총력 투쟁에 나설 것이다.

2008년 8월 8일
한국기자협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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