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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통심의위 결정은 언론 자유에 대한 도전이다 (0807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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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성자 : 관리자
  • 작성일 : 2009-02-25 13:51:11
방통심의위 결정은 언론 자유에 대한 도전이다
심의 과정을 기록한 회의록을 공개하라

-‘MBC PD수첩’과 ‘KBS 뉴스9’ 심의 결정에 대한 논평

방송통신심의위원회가 우리의 경고에도 불구하고 끝내 언론의 자유를 위협하는 결정을 내리고 말았다.

방통심의위는 7월 16일 전체회의에서 MBC TV ‘PD수첩’이 4월 29일과 5월 13일 각각 방송한 ‘미국산 쇠고기, 광우병에서 안전한가’에 대해 방송심의규정 제9조(공정성)와 제14조(객관성)를 위반했다는 이유로 ‘시청자에 대한 사과’를 결정했으며, KBS 1TV ‘뉴스9’의 감사원 특별감사 관련 보도(5월 21․22일, 6월 11일)에 대해서도 공정성을 어겼다고 판단해 ‘주의’를 결정했다.

방통심의위가 ‘PD수첩’의 광우병 관련 프로그램 심의에 착수한 정황을 보면 현 정부와 여당이 잘못된 미국산 쇠고기 수입협상으로 촉발된 촛불집회의 책임을 떠넘기기 위해 검찰까지 동원해 ‘PD수첩’에 전방위 압박을 가하고 있는 과정에 가세한 것 아니냐는 의혹에서 벗어나기 어렵다.

‘PD수첩’의 광우병 보도는 국민건강권과 검역 주권의 문제를 시의적절하게 제기해 추가협상을 이끌어내는 데 기여한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주저앉는 소’가 광우병에 걸린 것으로 의심받고 있다는 사실과 아레사 빈슨이 인간광우병(vCJD) 때문에 숨졌을 가능성이 있다는 것은 사실에 부합하며 국내외 여러 언론도 ‘PD수첩’과 비슷한 취지로 보도했다. 또한 진행자 실수와 오역 논란에 대해서는 ‘PD수첩’이 이미 여러 차례 해명과 사과를 했기 때문에 추가로 ‘시청자에 대한 사과’를 결정할 실익이 소멸된 상태다.

‘뉴스9’에 대한 제재도 정파적 결정이라는 의심을 지울 수 없다. 감사원이 뉴라이트 단체의 국민감사청구를 받아들여 KBS에 대해 특별감사에 나선 것은 임기가 보장된 정연주 사장을 밀어내고 KBS를 장악하기 위한 여권의 시나리오에 따른 표적 감사라는 비판을 받고 있다.

이에 대해 문제를 제기하는 언론시민단체들의 입장을 감사원의 입장과 함께 소개한 보도를 두고 공정성 훼손 여부를 따지겠다는 것은 공정성에 관한 심의규정을 기계적으로 해석해 보도의 자율성을 위협할 소지가 다분하다고 판단한다.

최근 방통심의위의 결정과정을 지켜보면 위원들이 직능별 대표성과 전문성을 갖고 제대로 심의하고 있는지 의문을 가질 수밖에 없다. 논의과정도 투명화돼 있지 않을 뿐더러 대부분 결정이 정부와 국회의 정파적 구성 비율대로 6대 3으로 나타나고 있기 때문이다.

16일 심의에서도 야권 추천 심의위원(엄주웅, 백미숙, 이윤덕)들은 심의과정에 항의하며 퇴장했다. 여권 추천 심의위원(박명진, 손태규, 김규칠, 박정호, 정종섭, 박천일)들은 속기록도 제대로 남기지 않은 채 밀실 회의를 하며 부적절한 결정을 내렸다고 한다. 방송심의규정의 공정성 조항을 내세워 심의를 하는 방통심의위가 오히려 공정성과 투명성을 의심받게 된 것이다. 이 대목에 대해서도 엄중한 진상 조사와 문책이 뒤따라야 할 것이다.

표현의 자유와 국민의 알 권리라는 헌법적 가치는 방송법과 방통위 설치법의 규정은 물론 방송심의규정보다 상위의 가치라는 점에서 우리는 방통심의위의 결정에 승복할 수 없다. 이번 결정에 대해서는 해당 회원사를 중심으로 이의신청을 포함한 구제 수단을 강구할 것이다.

2008.7.17

한국기자협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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