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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언론인을 모두 적으로 돌릴 셈인가 (0901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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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성자 : 관리자
  • 작성일 : 2009-02-25 14:39:52
대한민국 언론인을 모두 적으로 돌릴 셈인가

KBS 기자.PD 해직을 즉각 철회하라

21세기 대한민국에서 언론의 독립을 요구하다가 언론인들이 해직당하는 사태가 재연됐다. YTN의 기자 6명의 해고사태가 아직 해결되지도 않은 마당에 있을 수 없고 믿을 수 없는 일이 또다시 벌어진 것이다.

KBS는 1월 16일 특별인사위원회를 열어 KBS 사원행동의 대표를 맡았던 양승동 PD와 김현석 기자를 파면하고 사원행동의 성재호 기자를 해임했다. 이들과 함께 5명의 직원들에게도 정직과 감봉 등의 중징계가 내려졌다.

양승동 PD와 김현석 기자 등은 현 정권이 임기가 보장된 정연주 사장을 무리하게 몰아내려고 하면서 KBS 사옥에 경찰 병력까지 동원해 이사회를 강행하자 이를 막으려 하다가 사측과 마찰을 빚었다.

이들의 주장은 방송의 독립성과 공공성을 수호하려는 요구였고, 이들의 행동도 방송인이자 언론인으로서의 자존심을 지키려는 몸짓으로 평가해야 마땅하다.

실제로 동의대에서 해임됐다는 이유로 KBS 이사직을 박탈당한 신태섭 교수에 대해 최근 법원이 동의대 복직 판결을 내렸듯이 현 정부가 정연주 사장을 해임하는 과정은 절차상으로나 내용적으로 큰 문제가 있었던 것으로 지적받고 있다. 또 이사회 개최의 방해를 막고 이사들의 신변을 보호한다는 명목으로 KBS 사옥에 경찰이 투입되는 과정에도 논란과 의혹의 소지가 끊이지 않고 있다.

백보 양보해 해고 대상자들이 이사회 개최에 반대하는 과정에서 일부 사규에 어긋나는 행위를 저질렀다 하더라도 징계 수위는 가혹하다 못해 잔인하고 야만적이다. 평생 직장으로 여겨온 일터에서 내쫓고 목숨과도 같은 펜과 마이크를 빼앗겠다는 것은 사형 선고나 마찬가지다.

KBS의 경영진이 이들의 목을 자름으로써 전체 직원들의 침묵과 굴종을 이끌어내려고 생각했다면 그것은 큰 오산이다. 오히려 양심적인 직원들의 거센 반발과 저항을 불러올 것이기 때문이다. 현업 언론인단체와 시민단체들의 비난도 쏟아지고 있다.

만일 이병순 사장이 자신을 임명해준 이명박 대통령에게 충성심을 과시하려 했다면 그것 역시 중대한 착각이다. 이번 징계는 정부와 여당이 낙하산 사장을 내려보내고 미디어 관련법 개정을 밀어붙이는 등 일련의 행위들이 결국 방송을 장악하려 한 것이라는 국민들의 의심을 더욱 부풀리고 있다. MBC 노조를 중심으로 한 전국언론노동조합의 파업 대열에도 KBS 조합원들의 가세가 늘어날 것이다. 결국 정부의 미디어 구도 개편작업에 방해만 되는 셈이다.

KBS의 경영진에게 간곡하게 당부한다. 대한민국 언론인들을 모두 적으로 돌리고 싶지 않다면 해고를 포함한 징계를 즉각 철회하라. 만일 이번 징계를 그대로 밀어붙이려 한다면 한국기자협회는 KBS 기자협회를 포함한 KBS 직원들의 투쟁에 적극 동참하는 한편 현업 언론인단체와 시민단체 등과 굳게 연대해 싸워나갈 것이다.

2009년 1월17일
한국기자협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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