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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정원의 언론 개입 망령이 되살아나는가 (081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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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성자 : 관리자
  • 작성일 : 2009-02-25 14:31:56
국정원의 언론 개입 망령이 되살아나는가

현 정부가 87년 이후 도도히 흘러온 언론 민주화 역사의 물줄기를 되돌리려는 시도를 끊임없이 해왔다는 또하나의 징후가 포착됐다. 청와대, 국가정보원, 방송통신위원회, 한나라당 등의 관계자가 모여 언론 관련 대책을 논의하는 자리가 있었다는 것이다. 5공 시절 관계기관대책회의의 부활을 떠올리게 하는 동시에 정보기관의 언론 개입 망령이 되살아나는 것 아니냐는 우려를 불러일으키는 충격적인 소식이다.

10월 23일 국회 문화체육관광방송통신위원회의 국정감사에서 최시중 방송통신위원장은 “8월 17일 이른바 KBS 관련 청와대 대책모임이 열리기 이전 11일 롯데호텔에서 비슷한 모임이 있지 않았느냐”는 민주당 전병헌 의원의 질의에 “정기국회 개회를 앞두고 정확한 날짜는 기억이 나지 않지만 8월 초순쯤 몇 사람이 모인 기억이 있다”고 답변했다. 이 자리에는 최시중 위원장과 함께 이동관 청와대 대변인, 김회선 국정원 2차장, 한나라당 제6정조위원장인 나경원 국회의원 등이 참석한 것으로 알려졌다.

나 의원은 “KBS와 관련된 이야기는 하지 않았고 당정 협의 차원에서 신문-방송 겸영이나 민영 미디어렙 등 미디어 현안을 논의하는 자리였다”고 해명했다. 그러나 KBS 정연주 사장을 무리하게 해임하고 새 사장을 앉히려는 바로 그 시점에 권력기관의 핵심 인사들이 모였다는 자체가 언론 장악 의혹을 불러일으킬 수밖에 없는 것이다.

5공 시절 관계기관대책회의는 학생과 민주인사를 탄압하고 노동자들의 정당한 요구를 짓밟은 초법적, 탈법적 기구였다. 더욱이 국정원의 전신인 중앙정보부와 국가안전기획부로부터 혹독한 언론탄압을 당한 기억이 생생한 한국기자협회로서는 이 모임에 국정원 고위간부가 참석했다는 사실만으로도 모골이 송연해진다.

한국기자협회는 8월 17일 KBS 대책모임의 진상이 채 밝혀지지도 않은 시점에서 또다른 대책모임이 있었다는 사실이 드러난 것을 현 정부가 언론을 장악하려는 기도의 일환으로 간주하고 다음과 같이 요구한다.

하나, 정부와 여당은 초법적인 대책모임을 통해 언론을 장악하려는 시도를 즉각 중단하라.
하나, 정부와 국회는 8월 11일 모임의 진상을 철저히 조사하고 관련자를 문책, 징계하라.
하나, 국정원은 고유 업무에만 전념하고 언론 문제에 관해 즉각 손을 떼라.
하나, 취임 이후 끊임없이 정치적 중립성 논란을 불러일으키고 방송의 독립성을 위협해온 최시중 방통위원장은 그동안의 과오에 대해 사과하고 사퇴하라.

2008년 10월 24일
한국기자협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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