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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력기관의 연이은 국민일보·한국일보 상대 소송을 우려한다(2013.10.18)

  • 고유번호 : 21007
  • 작성자 : 한국기자협회
  • 작성일 : 2013-10-18 15:19:12
언론에 대한 권력기관의 소송이 잇따르고 있다. 청와대는 17일 진영 전 보건복지부 장관의 퇴진 과정에 대한 보도를 문제 삼아 국민일보를 상대로 정정보도 및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냈다. 이에 앞서 황교안 법무부 장관은 ‘삼성 떡값’ 의혹을 보도한 한국일보에 대해 정정보도와 1억원의 손배 소송을 청구했다.

한국기자협회는 이는 언론의 당연한 문제제기에 대한 권력의 부적절한 대응이며, 지난 이명박 정부 당시 크게 후퇴한 우리나라의 언론자유 상황을 더욱 악화시킬 우려가 있다고 본다.

진영 전 장관 사퇴 과정과 황교안 장관에 관련된 의혹은 언론이 충분히 보도할 가치가 있는 사안이다. 정당한 취재과정을 통해 확보한 취재원의 진술이 상당히 구체적이었다. 또 일방적인 근거로 단정하거나 확대해석해 보도한 것이 아니라 의혹 제기 차원에서 당사자들의 반론권도 충분히 보장했다.

청와대와 황 장관의 입장에서는 더 할 말이 있을 수도 있다. 하지만 언론보도에 대한 구제 절차는 언론중재위를 비롯해 정정보도 청구 소송 등 다양하다. 구태여 거액의 손해배상까지 동시에 청구한 것은 언론의 비판적 보도를 위축시키겠다는 의도라는 비판을 면치 못할 것이다. 이는 과거 정권들이 언론 통제를 위해 답습하던 방법이다.

더욱이 일반 국민과 달리 권력은 스스로를 보호할 무소불위의 수단을 갖고 있다. 일반 언론수용자도 아닌 권력의 정점에 있는 기관과 실세 인물이 언론 상대 소송을 전가의 보도로 삼는 모습은 바람직하지 못하다. 언론을 겁박할 것이 아니라 좀 더 투명하고 객관적인 방법을 통해 결백을 입증하면 될 일이다. 지금 청와대와 정부가 언론과 마주 서야 할 곳은 법정이 아니라 개방된 공론장이다.

아울러 최근 논란이 된 민영방송 보도책임자의 국정감사 증인 채택 등 현 정부 들어 저널리즘의 가치에 대한 존중과 고민이 후순위로 밀러나고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언론의 독립․공정․자율에 대한 진정한 철학을 갖고 있다”고 공언한 박근혜 정부의 진지한 성찰을 촉구한다.

2013년 10월18일
한국기자협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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