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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와대는 KBS 사태에 사과하고 관련자를 해임하라(2014.5.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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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성자 : 한국기자협회
  • 작성일 : 2014-05-21 14:01:24
야만의 시대 횡행했던 보도통제의 악령이 21세기 대한민국에서 활개치고 있다.

김시곤 전 KBS 보도국장은 청와대가 길환영 사장을 통해 KBS 보도를 통제하고 인사에 개입했다고 폭로하면서 구체적이며 생생한 사례를 제시했다. “윤창중 사건을 톱뉴스로 다루지 말라, 해경에 대한 비판을 하지 말라, 대통령 관련 뉴스는 20분대 이내로 소화하라, 대통령 아이템을 두 번째로 올려라” 등등. 하나같이 충격적이다.

김 전 국장의 폭로는 권력의 주문에 기사를 넣고 빼고 키우고 줄였던 5공화국의 보도지침을 연상케 한다. 보도국장에게 전화를 걸어 해경 비판을 자제했으면 좋겠다고 하는가 하면 특정 기자를 청와대 출입기자로 발령낼 것을 요구하고, 더욱이 보도국장을 해임하라고까지 하는 청와대의 행태는 KBS에 대한 간섭이 일상화됐음을 의미한다.

KBS를 ‘국민의 방송’이 아닌 ‘청와대의 방송’으로 추락시킨 것은 청와대와 길환영 사장이다. 그런데도 청와대는 침묵으로 얼렁뚱땅 넘어가려하고 길 사장은 “왜곡, 과장됐다”며 변명으로 일관하고 있다. 특히 “좌파 노조에 의해 방송이 장악되는 것은 막아야 한다”는 길 사장의 궤변은 공정방송 KBS에 대한 염원을 구시대적인 색깔론으로 매도하려는 비열한 작태다.
일선 기자들이 제작거부에 들어갔고, KBS 보도본부 보직부장과 팀장들이 모두 사퇴했다. 경영·PD·편성직군 팀장들도 보직 사퇴 의사를 밝혔다. KBS PD협회는 PD 출신인 길 사장을 제명했다. KBS노조와 언론노조 KBS본부는 총파업 투표에 돌입한다. KBS 구성원들이 이념 성향과 지위 고하를 막론하고 한마음 한뜻으로 똘똘 뭉쳤다. 남은 것은 길 사장과 일부 옹호 세력들뿐이다.

한국기자협회는 청와대의 뜻을 받들어 사사건건 보도에 개입한 길환영 사장에게 당장 물러날 것을 촉구한다. 자리에 연연하는 모습은 구차하다. 즉각적인 사퇴만이 지난 30년간 KBS에서 녹을 먹은 길 사장이 KBS에 해줄 마지막 보답이다.

박근혜 대통령은 지난해 3월 대국민담화에서 “방송 장악은 그것을 할 의도도 전혀 없고 법적으로도 불가능하며, 그 문제는 국민 앞에서 약속드릴 수 있다”고 했다. 박 대통령이 이 발언에 책임을 지려면 KBS 보도 및 인사개입에 대해 사과하고 청와대 관련자들을 당장 해임해야 한다.


2014년 5월20일
한국기자협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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