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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방부 취재활동 제한 시도를 중단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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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성자 : 사무국
  • 작성일 : 2003-02-05 18:12:20
국방부 취재활동 제한 시도를 중단하라

국방부 시계는 거꾸로 가는가.
국방부가 최근 자체 '공보활동' 규정을 근거로 언론의 취재활동을 제한하려는 움직임을 보여 물의를 빚고 있다. 국방부는 지난달 28일 국방부 기자실에 배포한 '국방부, 합참, 당국자 접촉 절차 준수'란 제목의 문건에서 "기자들이 국방부 국실장 및 합참 본부장급 이상 직위자의 사무실을 방문하려면 사전 약속후 대변인의 승인을 받아야 한다"고 밝혔다. 심지어 전화취재도 "반드시 대변인실을 경유해야 한다"고 밝혔다.

기자협회는 국방부의 이번 조치를 독재정권의 보도지침을 연상시키는 사실상의 언론통제 행위로 규정한다. 국방부가 '인정하는' 방식의 취재만 하라는 것은 "국방부가 원하는 기사만 쓰라"는 것과 다름없기 때문이다. 전화취재마저 대변인의 허락을 받으라는 것은 군을 언론이 접근할 수 없는 '성역'과 '금기'의 영역에 놓으려는 의도를 가진 것으로 볼 수 밖에 없다. 이는 군을 국민의 감시와 견제 대상에서 제외하려는 독재시대의 통제적 발상이다.

군은 국가의 생존과 안위를 책임지는 특별한 임무를 부여받고 있다. 그 특별한 책무에 맞게 언론의 군에 대한 보도가 신중해야 한다는 것은 분명하다. 그러나 그 책임의 특수성이 군을 성역으로 만들어도 좋다는 의미가 아니라는 것을 국방부는 분명하게 인식해야 한다. 군이 국가 안위를 위해 노력하고 있는 것과 마찬가지로 언론 또한 국가안보에 대해 군에 못지 않은 투철한 인식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일하는 공간과 역할이 다르다고 해서 상대방을 귀찮은 존재로 여기고 활동을 봉쇄하려는 것은 시대착오적일 뿐 아니라, 오히려 궁극적으로 국가 안보를 위태롭게 하는 행위이다.

지금 군이 신경을 써야 하는 것은 언론의 취재를 어떻게 막느냐 하는 것이 아니다. 대북 정보를 다루는 군 고위 장성이 국정감사장에 기밀문서를 들고 나와 흔들어 보이는 어처구니 없는 일이 벌어지고 있는 상황에서, 군이 국민의 알권리 제한에만 열을 올리는 것은 본말이 바뀐 것이다. 국방부는 국방부 본연의 업무에, 언론은 언론의 사명에 충실하면 된다. 지금 국방부는 그것을 혼동하고 있다.

기자협회는 국방부가 자체 공보규정을 언론의 취재활동에 무리하게 적용하려는 시도를 즉각 중단할 것을 촉구한다. 만약 국방부가 이를 강행할 경우 언론 자유에 대한 중대한침해로 규정하고 전국 1만 회원과 함께 이를 저지하기 위한 단호한 투쟁에 나설 것이다.

2003년 2월 5일
한국기자협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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