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루킹 사태로 재점화한 네이버 뉴스플랫폼 독점 논란이 포털 ‘아웃링크’ 도입 논의로 이어지면서 언론사가 선택의 기로에 놓이게 됐다. 네이버가 ‘아웃링크 도입 시 전재료 지불 불가’ 입장을 밝히면서 당장 감소할 매출 보전과 포털 종속을 극복하기 위한 장기적인 비전 사이에서 고민을 하게 된 것이다.

언론계에선 분열을 조장하는 압박이 아니라 아웃링크의 구체적인 방식·계획에 대한 설명, 언론사와의 협의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아울러 이 계기를 언론이 ‘포털 가두리 양식’에서 벗어나 자립하는 본격적인 기회로 삼아야 한다는 자성의 목소리도 크다.
한국온라인신문협회(회장 박현갑, 이하 온신협)는 지난달 30일 회원사 중 13~14개사 대표·디지털 담당 간부 등이 모인 가운데 정례모임을 열고 네이버가 지난달 26일 내놓은 입장에 대해 논의했다. 한 참석자는 “언론사로선 남북정상회담 후속조치, 북·미 회담 등 중요한 취재시즌인데 포털의 일방적인 통보에 따를 필요가 있는가란 의견이 많았다”며 “어떤 방식으로 하겠다는 건지 무슨 생각을 하는지 정보가 없는 상황에서 이런 사안에 대해 ‘그냥 내라’ 그러는 건 불쾌한 일이라는 게 중론”이라고 말했다.
네이버는 앞서 인링크 제휴매체 124개사에 ‘구글방식의 아웃링크 제휴 방식이면 전재료 지불이 불가하다’는 입장과 함께 ‘아웃링크 전환·인링크 유지 여부를 2일 오후 1시까지 알려달라’는 공문을 보냈다. 온신협 정례모임은 네이버 제안에 대한 언론사의 입장을 엿볼 수 있는 자리였다. 발언대로라면 상당수 주요 매체는 네이버가 공지한 날짜에 맞춰 입장을 표하지 않을 공산이 커 보인다. 온신협 회원사는 종합일간지, 경제지, 인터넷신문 등 주요 매체 16개사다.

대상 언론사에선 네이버의 행보에 불만이 쏟아진다. 경제지 A간부는 “무조건 아웃링크는 전재료 없다는 건 그 몇 푼 받는 언론사에 대한 협박”이라고 했다. 언론사별 의견표명 요구에 대해서도 “결국 기존 뉴스정책을 하나도 안 바꾸겠다는 것 아닌가. 지금도 계약해서 빠질 곳은 빠질 수 있다”며 “언론을 분열시키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종합일간지 B간부는 “‘구글 방식’이라고 하는데 첫 화면은 어떻게 하겠다는 건지 등 명확한 게 없다”고 말했다. 네이버는 공문에서 위 사안을 제외하곤 ‘구체적으로 고려한 바는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아웃링크’가 논의 중심에 오면서 언론사는 본격적인 셈 계산에 접어들었다. 다만 언론사들이 단일 입장이나 대오를 유지하긴 어려워 보인다. 디지털 역량이나 브랜드 파워, 매출 보전 가능성, 앞으로의 비전에 대한 판단이 모두 상이해서다. 앞서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표가 ‘아웃링크’ 필요성을 얘기했을 때 한국신문협회가 지지 입장문을 내고 24일부터 일제히 언론들의 관련 보도가 잇따랐지만 네이버 입장 표명 후 신문협회 관계자는 “지금으로선 (그에 대한) 입장 표명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 언론사 내에서도 “‘주전파’와 ‘주화파’로 나뉜다”는 말이 나올 정도다.
현재 ‘아웃링크’에 대한 논의는 드루킹 사태와 그에 대한 포털 책임론이 불거지며 촉발됐지만 근간에는 완전히 포털에 종속돼 버린 언론 현실이 있다. 인링크 등을 대가로 ‘헐값’의 전재료를 받는 대신 충성 독자와 브랜드를 잃어오다가 결국 자생이 불가능한 지경에 이르렀다는 문제의식이 크다. 복수의 업계 관계자에 따르면 인링크 제휴 언론사 124개사가 네이버로부터 전재료로 받는 금액은 350억원대고, 주요 매체가 10~20억원 내외다.
차제에 탈 포털을 꾀하는 언론도 나올 것으로 보인다. ‘아웃링크로 간다’는 2~3개 주요 매체명이 돌고, “전재료 안 받아도 상관 없다”는 자신감을 표하는 매체도 있다. 언론이 네이버에 문제제기한 ‘댓글’ 관리 등에 대한 대비는 돼 있는지, 포털이 아웃링크를 허용했던 네이버 뉴스캐스트, 카카오 채널 등 당시 언론의 ‘어뷰징’ 행태와 다른 모습을 보일 수 있을지 회의적으로 보는 시선도 많다.
최진순 한국경제신문 기자(건국대 언론홍보대학원 겸임교수)는 “정치적, 사회적 압박 속에서 터져 나온 이슈고, 그게 아니었다면 문제점을 알면서도 그대로 굴러갈 수밖에 없는 구조였다. 어찌 보면 절호의 기회”라면서도 “준비가 됐다면 언론사는 포털을 떠나는 게 맞다. 장기적인 탈 포털 방향을 세우고 시간을 벌며 자체 투자로 경쟁력을 확보하는 과정이 필요해 보인다”고 말했다.
최승영 기자 sychoi@journalist.or.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