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과 북은 민족적 화해와 단합의 분위기를 고조시켜 나가기 위하여 각계각층의 다방면적인 협력과 교류 왕래와 접촉을 활성화하기로 하였다.’ 지난달 27일 발표된 판문점 선언 1조 4항의 내용이다.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지난 세월 남북 간 얼어붙었던 마음의 장벽을 허물고 평화의 길로 나아가기 위해 민간교류를 활성화하자고 합의했다. 또 교류의 지속성을 위한 제도적 장치도 마련키로 해 빠른 시일 내에 민간교류가 물꼬를 틀 것이라는 기대가 높아지고 있다. 언론교류에 대한 기대감 역시 커지고 있다.

당장 문화·예술계 교류 사업은 탄력을 받고 있다. 정부 주무 부처인 문화체육관광부는 지난 1월 꾸린 ‘남북문화교류협력특별전담반 태스크포스(TF)’를 최근 개편해 1차관이 총괄을 맡고 주기적으로 현안을 점검하기로 했다. TF에선 정상회담 후속조치로 관련 사업을 재개할 방침인데 이 중에는 언론교류도 포함돼 있다. 황성운 문체부 대변인은 “언론교류도 중요한 카테고리 중의 하나로 생각하고 있기 때문에 차근차근 준비할 예정”이라며 “한국언론진흥재단(언론재단) 등과 논의해 교류 사업을 재개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한국기자협회, 전국언론노조, 한국PD연합회, 한국인터넷기자협회 등이 참여하고 있는 6·15남측위원회 언론본부(6·15언론본부)도 지난달 20일 연석회의를 갖고 정상회담 개최 이후의 남북 언론교류 방향을 논의했다. 정일용 6·15언론본부 상임대표는 “당국에서 민간교류를 도와준다고 하니 기대감이 있는 게 사실”이라며 “일단은 6·15 민족 공동행사를 보고 있다. 그에 맞춰 북측과 관계를 복원하고 실행하지 못했던 구체적인 사업들을 얘기해볼 예정”이라고 말했다.

김철관 인터넷기자협회 회장은 “그동안 요구해왔던 평양-서울 남북언론사 지국 설치를 판문점 선언을 계기로 정부 정책으로 의제화해야 한다”며 “정부가 직접 나서 남북언론 교류 재개에 필요한 지원을 전폭적으로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지국 설치는 기자협회 남북통일분과위원회가 추진한 평양특파원 제도의 연장선상으로도 볼 수 있다. 류지영 남북통일분과위 위원장은 “지난해까지 분과위에서 북한은 서울에 특파원을 보내고 우리는 평양으로 특파원을 보내는 특파원 교류를 논의해왔다”며 “북한 체제 특성상 어렵다면 방송, 통신, 신문별로 1개씩 3개 매체를 주고받거나 그것도 안 되면 통신사 하나씩만 주고받자는 생각을 나눴었다. 이제 때가 됐으니 주도적으로 밀어붙일 계획”이라고 밝혔다.
언론재단 역시 한 달 전 재단 내부에 관련 TF를 발족하며 언론교류 준비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언론재단은 2009년 이후 남북 언론교류를 위한 예산을 계속 편성해왔다. 김정국 언론재단 기획예산팀 관계자는 “정부 산하에서 구체적 합의 사항이 나오면 창구 역할로 이를 추진하는 한편 재단 자체적으로도 언론교류 사업을 준비할 계획”이라며 “지금은 이사장의 독려 아래 활발하게 아이디어를 내놓는 단계”라고 말했다. 재단 내부에선 지금까지 △남북 언론보도 용어 사전 구축 △북한 기사 DB화 △건국 100주년 기념 남북 언론 공동행사 등 다양한 제안이 나온 상태다.
개별 언론사, 특히 방송사 차원에서도 내부적으로 교류를 준비하고 있다. 박종필 SBS 남북교류협력단장은 “다만 북측 창구가 제대로 가동되지 않고 있어 아직 구체적으로 뭘 하진 못하고 있다”며 “앞으로 있을 교류 협력을 위해 실제적으로 남과 북에 도움이 될 만한, 내실 있는 협력 방안을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강아영 기자 sbsm@journalist.or.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