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일 오후 2시쯤 방송문화진흥회가 결정하는 MBC 새 대표이사 내정자 윤곽이 드러날 전망이다. 이어 4시에는 MBC 임단협 결렬 문제를 다룰 중앙노동위원회의 최종 조정회의가 열린다. 이 두 가지 결정에 따라 봄을 맞는 MBC의 운명이 좌우될 것으로 보인다.
언론계·정계 안팎의 소식을 종합하면 김재철 사장의 연임이 유력한 상황이다.
국회의 한 관계자는 “김재철 사장이 연임되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며 “단체협약 일방 해지 등 초강수가 유리하게 작용한 듯하다”고 말했다.
MBC의 한 고위 관계자는 “어느 정권 아래서든 방문진이 MBC 사장을 결정할 때는 청와대와 교감을 가졌으며 이번에도 그럴 것”이라며 “엄기영 사장도 임기를 못 채우고 물러났는데 1년 만에 또 사장을 바꿀 이유가 없다고 보는 것 같다”고 말했다.
방문진 이사 9명 중 친여 성향 이사 6명의 표 역시 이탈표는 없을 것이라는 의견이 많다. “여권 이사들이 세 후보 중 김재철 이외 다른 선택을 할 여지가 없다”는 주장이 나온다.
파탄 지경인 노사관계도 회복이 요원하다. 노사는 모두 중앙노동위가 ‘조정 중지’ 결정을 내릴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조정 중지는 노사 간 의견차가 커 조정이 어려울 때 내리는 결정이다. 이번 단협 해지 문제 해결은 최고위 경영자의 정치적 결단이 필요한 사안이었다. 김재철 사장은 한 번도 조정위 회의에 참석하지 않았다. 새 사장 선임을 앞둔 사측이 애초 조정에 거는 기대가 없었다는 해석이 나오는 이유다.
이제 제3자가 아닌 노사가 문제를 풀 수밖에 없다. 조정이 중지되면 MBC노조는 새 집행부 출범과 동시에 파업 찬반투표에 들어갈 계획이다. 사측은 “조정중지가 돼도 (단협 해지 유예기간) 6개월이 있으니 협상 가능하다”면서도 “(쟁점인) 공정방송협약 중 보직변경 조항 삭제 문제는 절충이 어렵다”는 반응이다.
결국 열쇠는 새 사장이 쥐고 있는 셈이다. 김재철 사장이 연임하게 되면 앞으로 MBC 노사관계는 어떻게 될까. 당분간 파행이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된다.
김 사장은 무슨 일이 있어도 노조에 굽히지 않을 것이라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특히 ‘김재철 불가론’에 쐐기를 박은 단협 해지 카드를 거둬들이기는 불가능하다는 분석이다.
MBC 사정에 밝은 한 방송계 고위인사는 “김 사장이 (본부장 책임제 문제는) 절대 물러서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MBC 사측 한 관계자도 “3년 임기가 확보되면 사안에 따라 융통성을 발휘할 수도 있으나 사장이 MBC 발전을 위해 꼭 필요하다고 생각되는 원칙은 양보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꾸준히 거론된 김 사장의 내년 총선 출마 도전 가능성도 여전하다. 여권이 원하는 방향으로 MBC 개혁을 주도하는 ‘강력한 리더십’을 보여줘야 되는 시점이어서 노사관계는 더욱 험악해질 것이라는 주장도 있다.
그러나 MBC의 한 간부급 기자는 “공영방송 MBC 사장이 임기 중 정치권으로 가겠다고 물러난 선례도 없고 여당 공천을 받기도 만만치 않아 (김 사장의) 총선 출마는 쉽지 않을 것”이라며 “이미 (MBC 내부를) 다 장악할 만큼 장악했는데 더 이상 무리수를 둘 것도 없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