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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국언론노동조합 소속 회원들이 19일 오후 서울 여의도 한나라당사 앞에서 한나라당 한선교 의원이 대표 발의한 민영미디어렙 관련 법안을 규탄하는 긴급기자회견을 열고 있다.(전국언론노조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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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나라당 한선교 의원이 15일 ‘민영 미디어렙’ 도입을 핵심 내용으로 한 방송법 개정안을 국회에 제출하면서 정부와 한나라당이 추진하는 민영 미디어렙의 윤곽이 나왔다. 최근 방송통신위원회가 법령 개정을 연내에 마치겠다고 밝힌 데 이어 여당 의원이 법안을 발의함에 따라 민영 미디어렙 도입은 급물살을 타고 있다.
한선교 의원 법안은 지상파 방송이 판매 대행사의 지분을 최대 51%까지 소유할 수 있게 허용해 사실상 방송사의 직접 영업을 가능하게 하고 있다. 방송사와 광고주간 유착, 방송의 상업주의 심화가 우려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또 지역방송과 종교방송 등 광고 취약매체를 고사시키고 있다는 비판도 나온다.
지상파 자회사 미디어렙 출현 가능헌법재판소가 지난해 11월 한국방송광고공사(Kobaco·코바코)가 지상파 방송 광고를 독점 판매하는 현행 제도에 대해 ‘헌법 불합치’ 결정을 내린 이후 방통위는 대체 입법 작업을 벌였다. 이번에 한선교 의원이 대표 발의한 방송법은 대체 법안의 세부 내용이라는 점에서 주목을 받고 있다.
법률안은 현행 코바코와 해당 출자회사로 한정돼 있는 지상파 방송 광고 판매 대행자의 범위를 방통위가 허가한 ‘지상파 방송 광고판매 대행 사업자’로 확대토록 했다. 또 광고 판매 대행사업자의 소유지분을 최대 51%까지 허용했다. 이에 따라 MBC가 지분의 절반을 차지하는 MBC미디어렙, SBS가 지분의 절반을 소유하는 SBS미디어렙 출현이 가능해졌다.
법률안은 또 광고 취약매체에 대한 지원 근거조항을 신설하고, KBS와 EBS 등의 방송광고 판매대행 등을 위해 자본금 1천억원 규모의 한국방송광고대행공사를 설립하도록 했다.
서울MBC·SBS 내심 반색지상파 방송은 민영 미디어렙 도입에 따른 유·불리를 계산하며 법안의 향후 추이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재원의 대부분을 방송광고 판매에 의존하고 있는 지상파로선 미디어렙이 가져올 광고시장 재편에 민감할 수밖에 없다.
지상파 방송의 광고매출은 2002년을 정점으로 매년 평균 5.7% 수준으로 감소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 경제위기로 인한 광고 매출 급감이 겹치면서 방송사도 미래를 걱정해야 하는 처지다. 특히 보도에서 오락에 이르는 모든 장르의 프로그램을 편성할 수 있는 채널인 종합편성 PP는 광고 시장의 또 다른 위협 요인이다. 어떤 식으로든 광고 판매를 극대화해 재원의 안전성을 꾀해야 하는 상황에 내몰린 것이다.
서울MBC와 SBS가 민영 미디어렙 설립을 반기는 것도 이런 이유다. 법안대로라면 두 회사는 각각 자회사 형태의 미디어렙을 소유할 수 있게 된다. 시청률이 높은 프로그램의 경우 현행보다 훨씬 높은 단가의 광고비를 받을 수 있다. MBC 광고국 관계자는 “코바코 체제는 정치적 이해관계 등에 휘둘려 지상파에 불리하게 작용했다”면서 “미디어렙이 도입되면 고정가격제의 폐단이 줄어들게 돼 지금보다 광고여건이 개선될 것”이라고 말했다.
SBS는 이번 법안의 수혜자로 받아들여진다. 방송사의 미디어렙 지분 참여를 51%까지 보장하도록 요구한 SBS의 의견이 법안에 그대로 반영됐기 때문이다. SBS 홍보팀 관계자는 “이해당사들이 이러쿵저러쿵 떠드는 것은 도움이 안 된다”면서 “입법기관인 국회에 맡기면 된다”고 말했다.
“지역·종교방송 공멸” 반발한선교 의원의 법안에 대해 중소방송사와 언론단체들은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전국언론노동조합은 19일 서울 여의도 한나라당사 앞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어 한선교 의원의 방송법 개정안 즉각 철회를 촉구했다. 전국 19개 지역 MBC와 9개 지역 민방노조로 구성된 지역방송협의회도 이날 성명에서 “한선교 의원의 이번 개정안은 지역을 지역의 잣대가 아닌 산업의 잣대로만 재단하며 굴욕적인 생존만을 강요하는 개악”이라고 밝혔다.
업계에서는 방송사가 자회사 형태의 미디어렙을 소유하면 광고주가 광고를 미끼로 방송사의 보도 편성권을 침해하는 등 방송과 광고주 간 유착, 기자 광고영업 발생, 방송의 상업주의도 심화될 것으로 내다봤다.
※미디어렙=방송사를 대신해 광고주에게 광고를 판매하고 수수료를 받는 방송광고 판매대행사다. 1981년 이후 현재까지 지상파 방송광고 판매는 코바코가 독점적으로 맡아 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