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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엄민용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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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줌의 햇살이 그리운 요즘이다. 어느 솔숲의 싱싱한 바람 한 자락 썩둑 베어다 저놈의 먹장구름을 내몰고 싶다. 그리하여 어느 시인이 그토록 보고 싶어 하던 구름 한 점 없이 맑은 하늘을 보고 싶다.
이 즈음 신문이나 방송에서 유난히 많이 나오는 낱말이 햇빛과 햇볕이다. 한데 이를 잘못 쓰는 일이 흔하다.
햇빛은 말 그대로 “해의 빛”, 곧 광선이다. 햇빛은 또 ‘살아생전에 그의 소설은 햇빛을 보지 못했다’처럼 “세상에 알려져 칭송받는 것을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로도 쓰인다.
이와 달리 ‘햇볕’은 “해가 내리쬐는 뜨거운 기운”을 가리키는 말이다.
따라서 최근 신문에 실린 “쉴 새 없이 비가 내리다 잠깐 난 햇볕을 놓치지 않고 저렇게 이불을 말리는구나” “햇볕을 본 게 언제인지 모르겠다고 잔뜩 찌푸린 하늘을 원망하듯 쳐다보는 사람이 많다” 따위 문장에서 보이는 ‘햇볕’은 ‘햇빛’으로 써야 하는 말이다.
“뜨거운 햇빛과 거친 야외환경으로 인해 부상의 위험도 증가한다” “처음엔 더운 날씨에 강렬히 내리쬐는 햇빛을 피하기 위한 것이라고 생각하며” 등의 표현에서 쓰인 햇빛은 ‘햇볕’이 바른말이다.
해와 관련해 쓰는 말 중에서 언중이 가장 잘못 쓰는 말은 ‘햇님’이다. 해를 인격화하여 다정하게 부르는 말로 ‘햇님’을 쓰는 일이 흔한데, 이는 바른말이 아니다.
우리말에서 사이시옷은 ‘명사+명사’의 꼴에서만 쓰인다. 하지만 ‘-님’은 명사가 아니다. “직위나 신분을 나타내는 일부 명사 뒤에 붙어 '높임'의 뜻을 더하는 접미사”이다. 달님, 별님, 아버님, 어머님의 그 님이다. ‘아버님’을 ‘아벗님’으로, ‘어머님’을 ‘어멋님’으로 쓸 수 없다면 ‘해님’도 ‘햇님’으로 쓸 수 없다.